[앵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돕겠다, 이런 취지로 정부가 최근 만든 게 바로 청년희망펀드입니다. 원금을 돌려주지 않는, 일종의 기부금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펀드 판매를 맡은 시중은행이 직원들에게 경쟁적으로 가입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이틀 전, 한 시중은행 본사에서 각 사업본부로 보낸 공문입니다.
모든 직원들의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촉구하며 직원 1인당 계좌 1개를 만드는 게 원칙이라고 지시합니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라고 강조합니다.
사실상 실적 경쟁을 요구한 겁니다.
해당 은행의 한 직원은 "지점별 사내 게시판과 그룹카톡 등에서 펀드에 가입하라는 강압이 있었다"며 "심지어 1인당 4개 계좌를 가입하라는 지점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OO 은행 직원 : 실시간으로 비교를 하고 '우리 지역 본부가 지금 실적이 나쁘니까 좀 해야 된다'는 식으로…]
해당 은행들은 하나같이 공익적 차원에서 가입을 권유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OO 은행 관계자 : 좋은 취지로 우리도 한 번 기부 행사에 참여하자는 식으로 진행을 했었는데, 가입 권유 안내를 해야 하잖아요.]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엉뚱한 논란으로 그 의미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