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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라이브] 남매 사망 광주 화재사고 속 '수상한 난로'

입력 2014-01-07 16:57 수정 2014-01-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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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관용라이브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 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추적라이브' 코너를 신설했는데요, 오늘(7일)은 그 첫 순서입니다.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경기도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화재 사건이 있었죠. 당시 집 안에서 난 불로 9살, 6살 남매가 모두 숨졌는데, 어머니만 신고를 하러 나왔다 목숨을 구했지요, 한 해의 마지막 날 일어난 그 비극, 어떻게 된 일일까요?

먼저 박성훈, 신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9살, 6살 남매의 발인이 있던 경기도 용인의 장례식장,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합니다.

유골함을 뒤따르는 아버지는 이미 넋이 나갔습니다.

위패가 두 개. 영정 사진 속 남매는 해맑고 귀여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습니다.

[유가족 :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미안합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새벽 1시 40분, 경기도 광주의 한 1층짜리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집 안에서 9살 큰 딸과 6살 남동생이 숨진 채 발견됐고, 소방관 밖으로 뛰쳐나와 신고를 한 어머니는 목숨을 건졌습니다.

[당시 출동 소방관 : 최대한 빨리 갔어요. 인명이 중요하니까…거기 들어갔을 때 이미 아이들이 다 사망이 확정이 돼 (있었어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아이들을 구할 수 없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

우선 어머니가 화재 직후 경찰에 한 진술은 거실에 있던 가스 난로의 밸브를 열었고 라이터를 켰다는 겁니다.

[최범용/경기 광주경찰서 형사1팀장 : (조서상에는 뭐라고 나와 있습니까?) 불을 켜려고 뒤에 밸브를 열고, 불이 안 붙었는데 뒤를 안 잠그고 잔 것 같다. 일어나서 라이터를 켰는데 펑해서 뛰어나갔다.]

취재진은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잿더미처럼 보이지만 불길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실 위 천장이 모조리 탄 데 비해 안쪽은 타다 말았습니다.

거실과 연결된 출입문은 불길이 밖으로 번져나간 흔적이 역력합니다.

불이 난로가 있던 거실에서 시작돼 출입문 쪽으로 번졌다는 얘기입니다.

[김흥복/경기 광주소방서 화재 조사관 : 출입문 열린 쪽으로, 산소가 공급되는 쪽으로 불길이 그 쪽으로 뻗쳐나가거든요.]

어머니가 아이를 구하러 들어가지 못한 것도 출입구 쪽을 불길이 막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당시 출동 소방관 : 엉겁결에 나오시고 보니까 들어가려고 했겠죠, 어머니도 근데 다시 못 들어가고 워낙 불이 (커서…)]

취재진은 경찰이 보관중인 난로에서 지금도 심한 가스 냄새가 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범용/경기 광주경찰서 형사1팀장 :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로 보이구요. 안타깝게 어린 아이들이 사망한 사고입니다.]

경찰은 난로의 가스 유출이 기계적 결함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

◇정관용-이 자리에 사건을 취재한 박성훈 기자와 화재 현장을 직접 조사한 광주소방서 김흥복 조사관이 나와 계십니다.

◆박성훈, 김흥복-안녕하세요.

◇정관용-지금 김흥복 조사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인데. 소방 입장에서 당시 조사했던 상황만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흥복-알겠습니다.

◇정관용-현장 출동해 보니까 상황이 어땠었습니까?

◆김흥복-현장에 출동해서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 주택, 거실과 출입구 쪽에서 불길이 나오고 있었고요. 어머니는 그 마당 앞에 앉아가지고 오열하면서 아이들이 안방에 있다고 막 소리 치고 있었습니다.

◇정관용-도저히 진입이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었습니까?

◆김흥복-네,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정관용-화재 원인은 일단 소방 차원에서 어떻게 조사가 됐습니까?

◆김흥복-소방쪽에서는 거실에 있던 가스히터에서 난로가 가스가 누출되면서 그게 라이터에 의해서 불꽃에 점화된 후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지금 경찰이 수사 중인데 경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박성훈-경찰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하고 있는데요. 일단 문제가 난로의 가스누출이잖아요. 그래서 이 난로가 어떻게 된 것인지 경찰이 확인을 해 보니까 일단 10년 전에 만들어진 중고제품을 아버지가 10만원을 주고 산 것으로 일단 확인은 됐습니다.

◇정관용-최근에?

◆박성훈-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문제의 이 난로가 완전히 타버려서 하지만 제품은 어디 것이고 한 것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죠. 특히나 오래된 경우에는 안전장치가 고장 났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3자가 들어와서 고장을 냈을 가능성도 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경찰이 다각도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일단 어머니는 화재 당일 1차 조사를 받았는데 아버지는 화재 당시 집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 도로 CCTV를 통해서 확인이 된 상황입니다.

◇정관용-가스로 인한 화재의 경우는 갑자기 불길이 크게 번지고 사람들을 구출하러 들어가기도 어렵고 인명피해가 그래서 커지고 그렇습니까, 통상?

◆김흥복-지금 현장 상황으로 봤을 때도 거실에서 가스가 계속 새어나오면서 불길이 급속하게 번진 점하고 또 제가 보기에는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평소 다니던 출입구 쪽으로 대피를 시도하다가 변을 당한, 그 점이 두 가지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인명피해 원인이.

◇정관용-알겠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일단 난로에서 가스 유출에 의한 화재라는 1차 판단을 내렸다는 건데요. 다르게 볼 수 있는 내용도 취재가 됐다고 합니다. 박 기자, 어떤 내용입니까?

◆박성훈-이 사태가 난로에 의한 가스누출이라고 보기는 합니다마는 저희 취재진이 어머니가 펑 하고 폭발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추적을 하면서 취재를 하다 보니까 전문가들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내용을 함께 보신 뒤 말씀드리겠습니다.

+++

지난해 3월 경기도 하남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

평온하던 골목길에서 갑자기 굉음과 함께 엄청난 폭발이 일어납니다.

파편이 주변 전체로 튀어나가며 순식간에 대형 피해가 발생합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지난해 가스 폭발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한 영상, 밀폐된 공간 안에 가스를 채운 뒤 불꽃을 튀기자 가건물이 폭발합니다.

가스폭발의 일어나면 주변 사람이 다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번 화재 사건에서 어머니는 "라이터를 켰는데 펑하고 폭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상처는 크지 않았습니다.

[최범용/경기 광주경찰서 형사1팀장 : 육안으로 봤을 때 뒷머리가 그을렸고 손이 여기가 까맣게 그을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거실 유리창 역시 깨진 흔적은 없었습니다.

베란다의 철망이 안쪽으로 찢겨 들어가는 등 밖에서 물을 뿌린 흔적 뿐입니다.

취재진은 사고 난로와 유사한 가스 난로 제품을 가스안전공사와 분석해 봤습니다.

가스밸브를 열더라도 새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부착돼 있지만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스 누출이 있고 대기 중에서 일정 농도에 다다르면 폭발하지만 서서히 불이 붙는 경우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백덕규/한국가스안전공사 시험검사처 과장 : 가스의 물리적 성질에 연소 속도가 있기 때문에 나무 불 붙는 것처럼 서서히 불이 붙지는 않습니다.]

경찰은 어머니를 다시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남매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그러니까 폭발이었으면 어머니한테도 부상이 커야 하는데 별로 부상이 크지 않다. 또 폭발이면 유리창이 다 깨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 얘기는 가스폭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조사관께서는?

◆김흥복-그렇습니다. 저도 그 상황을 봤을 때 가스가 소량만 누출된 상태에서 화재만 발생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그러니까 다량 유출돼서 폭발이 아니라 소량의 화재만.

◆김흥복-그걸 만약 예를 든다면 저희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다가 처음에 가스레인지를 켜다가 안 켜지다가 이제 몇 번 시도한 끝에 갑자기 펑하면서 불이 붙는 수가 있거든요. 그 정도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정관용-그런데 그 정도 위력으로 초기에 불이 났다면 어머니가 아이들을 다 데리고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김흥복-그럴 수도 있고요. 또 그 가스가 계속 누출되면서 그게 공기와 같이 연소하면서 계속 화염이 발생되기 때문에 급격히 거실 전체로 퍼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관용-폭발은 아니지만 불이 시작해서 빠른 속도로 번졌을 수 있다?

◆김흥복-가스는 계속 새어나오기 때문에.

◇정관용-한국가스안전공사는 가스폭발 아니라고 본다, 이런 입장도 내놨다고요?

◆박성훈-그렇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화재가 난 직후에 현장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1차적으로는 가스안전공사가 현장에 가서 보니까 폭발의 흔적은 많지 않다, 이런 1차적 판단을 내놨는데요. 왜냐하면 아까 VCR로 보신 것처럼 폭발의 흔적들 유리창이 깨진다든가 어떤 파편이 흩어져 있는 이런 흔적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일단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조사관께서 생각하실 때는 폭발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가스 유출로 인한 화재는 맞는 것 같다.

◆김흥복-네, 맞습니다.

◇정관용-그리고 빠른 속도로 번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말씀하십니까?

◆김흥복-네, 그렇습니다.

◇정관용-우리 취재진에서는 혹시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금 추정하시는 게 있나요?

◆박성훈-일단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제3자가 집 안으로 들어와서 난로를 훼손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가 있습니다. 경찰이 어떻든 그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염두를 두고 조사를 하고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 난로에 대한 분석이 될 것 같습니다.

◇정관용-언제쯤 수사 결과가 나올까요?

◆박성훈-경찰은 일단 이 난로를 지난 3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를 했습니다. 대략 20일 정도 걸린다고 통보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결과와 함께 아이들에 대한 부검 결과도 같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의 진실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관용-그렇군요. 일단 가스화재, 또 가스폭발 그중에 어느 쪽이냐 이런 것에 의문점을 갖고 추가 취재를 해 본 상태인데 예단하기는 어렵고요. 여기까지 정리를 하고 모신 김에 이런 가스화재, 만약에 불의의 사고로 이런 게 터지면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됩니까?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으려면.

◆김흥복-이번 현장처럼 만약에 거실에서 가스 사고가 발생되면 화재 발생지점 반대 방향 출입구 쪽으로 낮은 자세로 대피를 해야겠고요. 만약에 대피를 하지 못한다 그러면 창문 같은 곳에 얼굴을 내밀고 소방대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알겠습니다. 박성훈 기자 또 김흥복 조사과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성훈, 김흥복-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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