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몸과 마음이 더 추운 곳이 있죠. 바로 도심속의 그늘인 쪽방촌입니다. 그런데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푼돈을 모으고 있는 쪽방촌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다닥다닥 붙은 낡은 판자촌.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전세 500만 원짜리 단칸방이 김연옥 할머니의 집입니다.
하루 6시간 볼펜을 조립해 받는 품삯 1만 원으로 생활비를 해결해야 하지만 김 할머니는 매년 기부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김연옥/쪽방촌 주민 : 조금이라도 내가 보탬이 된다면 살았을 때 조금이라도 봉사 좀 한다는 마음으로 드리지 나 먹는 데는 하나도 신경 안 써요.]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김영광 할아버지도 폐지를 주우며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놨습니다.
지난해 이렇게 인천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어르신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기부한 돈이 146만 5820원.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벌써 7년째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돈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모두 난방비와 식비를 아껴 마련한 만큼 액수보다 더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박종숙/인천쪽방상담소장 : 일반인들의 십만원, 백만원보다 더 큰 거죠. 본인들보다 더 어려운 더 낮은 곳에 있으신 분들을 위해 내놓으신 거거든요.]
모인 돈은 지난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쓰였고 올해는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김향자/쪽방촌 주민 : 감싸주고, 덮어주고, 안아주면서 서로 돕고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