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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금속활자 쏟아진 곳에…국내 최대 유적 전시관

입력 2021-11-02 20:42 수정 2021-11-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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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월 서울 한복판에서 쏟아져 나온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확인됐습니다. 구텐베르크보다 10년 이상 앞섭니다. 이런 귀중한 유물이 나온 인사동의 빌딩 공사현장도 앞으로 '개발'과 '보존'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선화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처음에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어요. 조선시대 세종 때 활자다 하니 보람있었죠.]

깨진 항아리 속에 공깃돌 같은 게 잔뜩 들어있었는데, 알고보니 금속활자였습니다.

1600점 넘는 금속활자의 정체는 연구 대상인데 일단 이 중 마흔 여덟 점은 1434년 만든 갑인자로 확인됐습니다.

갑인자를 만든 이듬해 인쇄한 성리학 교과서 '근사록'을 이번에 발굴한 활자와 대조해 보니 일치한 겁니다.

[이상백/국립고궁박물관 학예사 : '그늘 음'자와 '화'자가 '근사록'에 동일하게 찍혀져 있던 것이 확인이 됩니다. 활자의 모양과 형태와 크기가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같은 활자로…]

1450년대 독일 구텐베르크의 성서본 금속활자보다 10년 이상 앞서는 현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내일(3일)부터 이 활자를 공개합니다.

천문 시계와 물시계 부품 등 함께 발굴된 유물 모두가 전시됩니다.

60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딘 유물들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서울 인사동 한복판이었습니다.

지하 8층, 지상 17층 건물을 지으려 공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이곳에 이른바 '공평동 룰'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6년 전 종로 공평지구 정비사업 도중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건물터와 골목길이 발견되자 이를 지하에 그대로 보존하되 손해보는 층만큼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했던 사례에서 따온 겁니다.

[정효진/서울역사박물관 학예사 : 개발사와 서울시의 보존 의지가 서로 결합돼서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것으로 탄생한 게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인사동에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보다 1.25배 더 큰 국내 최대의 유적 전시관이 들어서게 됩니다.

500년 넘는 조선왕조의 도읍 서울 도심에선 귀한 발굴이 계속될 터라 이렇게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묘수를 찾아나가야 합니다.

[현장에서의 하루가 좋은 일, 나쁜 일 없이 무난하게 끝나면 보람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곽세미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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