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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비도 관리비도 다 내라"…비용 떠넘기는 택배 지점

입력 2021-03-25 20:59 수정 2021-03-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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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한다고 볼 수 있는 노동자들이죠. 택배 노동자 얘기입니다. 주차비 10만 원, 지대 6만 원, 관리비 10만 원, 택배 업계 4위 '로젠 택배' 노동자들은 일을 하면서 거꾸로, 매달 지점에 다양한 명목의 돈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정부가 '불공정 사례'라며 개선하라고 했던 바로 그 내용들입니다.

어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로젠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최세영 씨는 매달 회사에 관리비 17만 원을 냅니다.

5만 원 내던 것이 작년부터 3배 이상이 됐습니다.

[최세영/로젠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 이 건물을 저희가 임대해서 관리비가 2020년도에 17만원으로 오른 거죠. (지점에서는) 임대료 목적으로 저희한테 비용 전가를 하는 거죠.]

택배노동자 A씨는 관리비, 상하차비를 이유로 지점에 매달 15만 원을 입금합니다.

[A씨/로젠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 명세표에 안 찍혀요. 내역을 안 남기는 거죠. 꼼수를 부리는 거죠. 먹고살고 일을 해야 하니 부당한 것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난 13일 배송 중 뇌출혈로 숨진 택배노동자 김종규 씨 역시 숨지기 직전 달에, 관리비 3만 7천 원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로젠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 청소비며 커피값, 부대시설, 쓰레기봉투값까지 다 비용 전가하는 지점도 있고요.]

정부는 이런 비용 떠넘기기를 주요 불공정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상 법 위반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김인봉/전국택배노조 사무처장 : (전체 지점의) 90% 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로젠택배는) 터미널을 지점들이 각자 운영하다 보니까 이 비용 부담을 택배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젠 본사는 '이달부터 상하차비를 비롯한 다른 명목으로 돈을 걷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지점 가운데 55%가 폐지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본사 입장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비용 떠넘기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본사는 추가로 "폐지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경고를 하고 계약해지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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