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WBC 영웅열전, 오늘(20일) 주인공은 야구 잘 하죠, 말도 잘 하죠, 덩치와 다르게 마음까지 고와서 선행도 많이 하는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 선수입니다. 팬들은 그에게 돼지 호랑이라는 귀여운 애칭도 붙여줬는데요
돼랑이, 이대호의 모든 것을 이현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이대호/WBC 대표 : 안녕하세요, JTBC 시청자 여러분, 오릭스 버팔로스 이대호입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처음엔 투수로 프로데뷔했다는 것을 아십니까.
타자로 전향한 것이 우리에겐 큰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때 전학 온 추신수의 권유로 이대호의 야구인생이 시작됐는데요.
이대호는 경남고에서, 추신수는 부산고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라이벌로 엇갈렸죠.
등번호 25번의 사연도 알고 계신가요.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야구쟁이' 손자를 뒷바라지 해준 할머니의 이름 '오분이'에서 5자와 2자를 따왔습니다.
[이대호/WBC 대표 : 밥이 보약이라고 생각해서 밥을 잘 챙겨먹으면 되지 생각하고…. 소고기 같은거 많이 먹고….]
2011년 프로야구 시즌에 공식 등록된 이대호의 몸무게는 130kg!
헐~ 프로야구 역대 최중량 선수. 별명도 '돼랑이', 영어로는 '빅보이'인데, 그래도 영어 별명이 낫죠.
뚱뚱하다고 다 불리한 건 아니죠.
신은 통통한 체구 뒤에 유연함을 선물했으니까요.
장외홈런을 날릴 정도의 장타를 치지만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모습.
스윙이 굉장히 부드러워요.
몸이 유연하면 타격 대처능력에도 도움이 되고, 부상도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대호/WBC 대표 : (방망이 휘두르며) 이렇게 포인트에 딱….]
2010년 8월 기아전, 이 홈런이 특별했죠.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입니다.
2006년과 2010년 두차례 타율-홈런-타점 1위 '트리플 크라운' 달성도 자랑거리고요.
지난해 일본무대에 데뷔해 한국인 최초로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오른 것도 박수를 보낼 만합니다.
앞서 일본에 갔던 우리 선수들 대부분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를 들고 귀국했는데, 이대호 만큼은 그 유연한 한 방으로 일본 프로야구를 흔들고 있으니까요.
일명 이대호표 주황색 방망이에 특별한 기운이 있나요.
이 방망이를 물려받아 쓰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우선 롯데 입단 동기인 두산 최준석 선수가 그렇습니다.
친구 이대호에게 몇자루씩 방망이 스폰서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아베 선수도 지난 시즌 한 자루를 받아서 쓰다가 올해는 아예 이대호 방망이를 주문해 쓰고 있다네요.
이대호를 만난 덕에 방망이도 인기 만점이죠.
[이대호/WBC 대표 : 국가대표라는게 개개인이 잘하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얼마나 채워주느냐 따라서 그 팀이 성적이 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 이렇게 이력이 화려~한 선수지만 막상 WBC 무대에선 좀 아쉬웠죠.
이승엽이 홈런왕이 됐던 2006년 대회엔 아예 나서지 못했고, 2009년 대회엔 홈런왕 김태균에 비해 활약이 미미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이대호가 홈런왕으로 등극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대호/WBC 대표 : 워낙 중요한 대회니까…. 이제 노후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죠.]
이대호 선수,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장외 홈런 한 번 날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