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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굵은 코로나…"새로운 방역 패러다임 마련해야"

입력 2021-08-12 17:01 수정 2021-08-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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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오늘(12일)도 2000명 안팎입니다. 정부가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델타 변이 확산'에 대응할 새로운 방역 시스템 마련을 위한 논의에 돌입했습니다. 오늘 법원 소식도 많은데요. 가수 승리에 대한 실형 선고 소식도 전해졌고 정진웅 차장검사 역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내용,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길고 굵은 코로나 > 벌써 8월도 열흘을 넘겼죠. 광복절 연휴가 코앞이지만, 4차 대유행 확산세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신규 확진자는 1987명으로, 어제 2223명에 이은 역대 두 번째입니다.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어제) : 새로운 국면, 새로운 고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헌데 여태까지 코로나 확산 차단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요. 수도권에선 거리두기 최고 단계 4단계를 5주째, 비수도권도 3단계를 3주째 적용 중입니다.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 첫째는 델타 변이 확산, 둘째는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셋째는 백신 부족입니다.

[정규호/자영업자 (JTBC '뉴스룸' / 어제) : 저희들은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를 1m 이상 거리두기를 하고, (저녁) 6시 이전에 4분 있던 분도 6시만 되면 다 집으로 돌려보내고…]

[김기홍/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지난 6일) : 자영업자가 장사할 그 기본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알아달라고 저희가 거리로 나온 것인데, 자영업자는 장사를 해야지만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업입니다.]

이미 긴 시간 희생을 감내해온 자영업자들. 정부는 "조금만 더 버텨 달라"고 하지만, 그 '조금만'이 언제까지인지 도통 기약이 없습니다. 며칠 새 완화와 강화 사이를 오간 오락가락 메시지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깨트리는 데 불을 붙였죠. 일반 시민들도 "생업과 일상을 아예 포기할 순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많은데요.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결혼식을 콘서트장에서 하면 괜찮습니까'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콘서트장은 면적에 따라 최대 2000명까지 허용되지만, 결혼식장은 크기 불문 최대 49명까지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가족부는 '인원 제한을 조정해 달라'는 예비 부부들의 민원을 모아 복지부에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서울시-서울경찰청 합동단속 (어제 / 화면제공: 서울시) : 선생님들, 다 여기 나오세요 한 명씩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나왔고요. 선생님 지금 단속되셔가지고요. 지금부터 핸드폰 만지시면 공범한테 연락하는 걸로 간주합니다. 자 한 명씩 나와주세요. 한 명씩 나오세요. 이리로 오세요. 한 명씩, 한 명씩.]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한 면죄부가 되는 건 결코 아닙니다. 하루 2000명씩 확진자가 나오는데도 몰래 영업하는 유흥주점들, 끊임없이 적발됩니다. 옷장처럼 꾸며놓은 비밀 공간에 스무 명이 넘는 손님과 종업원이 몸을 숨겼습니다.

[서울시-서울경찰청 합동단속 (어제 / 화면제공: 서울시) : 내가 뭐 잘못했어요? (네, 잘못했어요.) 뭘 잘못했는데요? (감염병 예방법 위반하셨습니다.) 내가 인정할게요.]

잘못인 줄 알면, 하지 말았어야겠죠. 그런가하면, 한 현직 판사가 지인들과 단체로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다 적발되는 일도 있었는데요. 일행 중 한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 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 판사는 3년 전 음주운전 전력도 있습니다. 또 위반자들을 단속해야할 책임자가 수칙을 여겨 직위해제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방역수칙 위반자들을 집중 단속하는 '서울시 민생 사법 경찰단'의 총괄 책임자가 방역 수칙 위반으로 직위 해제됐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모 단장은 지난달 말, 함께 일했던 동료 등 7명과 음식점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차 유행이 한창이던 때로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이 넘게 모일 수 없는데도 이를 어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제 방역당국은 "앞으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광복절 연휴 대대적인 '집콕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 글쎄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현재의 거리두기 체계와 집단면역 목표는 모두 델타 변이가 유행하기 전 만들진 것으로, 4차 대유행 국면에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집에 머무르라'는 식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K-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 이런 방식이 이제 한계에 온 게 아닌가라는 그런 지적도 많았고요. 집단면역 달성을 통한 극복이라는 이 구도 자체가 이게 맞느냐라는 그런 또 지적도 많아서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자기들의 의지대로 자꾸 낙관적 해석을 하려고 하는 그런 부분들에서 좀 벗어나야되겠다. 이건 역시 과학의 영역이다. 전문가 선생님들의 견해를 역시 정확하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의 오명돈 위원장은 "델타 변이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열었는데도 백신 70%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언급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의 K-방역 시스템은 검사-추적-치료, 이 3단계가 핵심인데요.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최대 3배나 빠르기 때문에 이 '추적'이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일단 접종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어차피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면 '1차 접종 70%'라는 목표에서 벗어나 우선 고위험군부터 2차 접종을 마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두 번째는 '봉쇄'에 가까운 확실한 거리두기입니다. 괜히 10시까지만, 2명만 하며 애매하게 가기보다는 아예 한정된 기간 '셧다운'을 하되 그에 대한 확실하고 납득할 만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부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새로운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는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이기도 합니다. 여권에선 "이대로라면 필패"라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야권은 '백신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는 등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는 모양새입니다. 모더나 백신은 8월 중 약속한 물량 절반 이하가 들어오고 4000만 회분을 계약한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감감무소식이죠. 정부 대표단은 내일 미국으로 출국해 모더나 측과 면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 : 건강보험이 코로나 방역의 최후방 수비수 역할을 든든하게 해줬습니다. 국민들의 지지 덕분에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과감하게 시행할 수 있었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백신 접종률이 OECD 38개 회원국에서 최하위 수준이고 접종 계획이 (수급 차질로 인해) 계속 지금 연기되고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그 정부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인데 이 정부는 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이면합의" vs "사실아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연일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2주 전 복원된 남북 통신 연락선과 군 통신선 모두 사흘째 불통이고요. 김여정 부부장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 김영철 부장은 "엄청난 안보위기를 느끼게 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습니다.

[김여정/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음성대역) : 합동군사연습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며,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다.]

[김영철/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담화 (음성대역) :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주어야 한다.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다.]

북한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말폭탄'이죠. 박지원 국정원장은 "북한이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MB) 북극성 4형과 5형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JTBC '뉴스룸' / 어제) : (군사합의 파기에 따라) 대결적인 측면으로 원상복구시키는 조치들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미 연합훈련을 선제공격을 위한 훈련으로 이제 규정을 했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보복 능력이 있다 뭐 이런 걸 보여주는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탄도미사일은 사실상 미국과 "싸우자"는 의미로, 수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화살은 다시 남쪽으로 쏠립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3월 거론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폐지, 금강산 관련 기구의 정리,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 등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이 통신선 복원과 연합훈련 사이, 남북 간 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왜 통신선 복구에 관한 청구서를 내밀듯 이런 무리한 적대 행위에 나서는지 사실 그대로 설명하라"면서 "김여정 담화에 담긴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라는 문구를 보면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정부가 통신선 복원 조건으로 훈련 취소를 약속했는데, 실제로는 강행하니까 '배신' 운운하는 것 아니냔 거죠.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은 한국과 미국이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통신선 복원을 위한 조건으로 거래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이자 대북 특사를 다녀온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새로운 색깔론을 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치 시작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으셨는데 벌써부터 여의도 삼류정치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것 같은데요. 문재인 정부는 어느 정부에 못지않게 남북 관계를 당당하고 투명하게 해왔습니다.]

< '독직폭행' 정진웅 징역 4월 >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차장검사가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검찰이 "인권을 수호하고 적법한 공권력을 행사해야 할 검사가 수사 대상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는데요. 재판부는 정 검사의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 선고에 더해 자격정지 명령도 함께 내렸습니다.

[정진웅/울산지검 차장검사 : (한동훈 검사장에게 사과하십시오! 사과해!) … (지금까지 계속 아껴오셨잖아요 말씀을. 부당한 판결이라고 보시나요?) … (항소하시겠습니까?) …]

재판부는 정 검사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최소한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주관적 판단만으로 유형력을 행사했다면서도, 행위가 우발적이고 정도가 아주 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버닝썬 파문' 승리 징역 3년 >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빅뱅 출신 승리. 현재 군인 신분으로 오늘 군 법원의 1심 선고가 나왔는데요. 성매매 알선, 상습 도박, 특수폭행교사 등 9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실형에 11억5690만 원 추징금을 선고했습니다. 승리 전역 예정일은 2021년 9월, 바로 다음 달인데요. 하지만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1년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시근로역에 편입돼 강제 전역 조치가 취해집니다. 승리는 오늘 곧바로 법정 구속됐습니다.

< 영웅의 귀환 > 오는 16일 카심조마트르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합니다.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문화·인적 교류, 국제무대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주에 안장된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도 함께 돌아옵니다.

[박경미/청와대 대변인 : 문 대통령은 유해 봉환을 위해 8월 14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특사로 하는 특사단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합니다. 특사단에는 여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우원식 이사장과 국민대표 자격의 조진웅 배우가 참여합니다.]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독립군의 영웅'이죠. 이후 연해주에 머물다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하게 됐고, 1943년 현지에서 사망했습니다. 78년 만의 귀환입니다. 유해는 광복절인 15일에 도착해 추모 기간을 거친 뒤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뉴스를 오늘의 원픽으로 꼽으셨나요?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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