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감이 중반전을 넘어서고 있는데, 뭔가 한방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급하게 일정이 잡혀서 그런지 준비가 부족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좀 나아지겠죠. 한윤지 기자, 오늘(14일)은 어딜 다녀왔습니까?
[기자]
네, 국회의원에겐 1년 최대 농사인 국감! 이 기간에 국민 시선을 잡기 위해 별의 별 아이디어들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아까 양원보 선배가 롯데월드 모형 이야기 했는데요. 그건 약과입니다.
올해 국감장엔 치약, 산양삼, 까맣게 탄 소방복에 심지어 괴물 쥐, 뉴트리아까지 등장했습니다.
[앵커]
글쎄, 국감 때면 늘 나오는 얘기 아녜요? 맹탕국감이란 지적 받아서 일부러 깜짝 쇼 하는거 아닌가요?
[기자]
네, 어떻게 보면 쏘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정청래 의원실에선 이렇게 아예 인턴 비서를 소방관 방호복으로 중무장시켜서 나타나기도 했었죠.
사실 국회의원들의 이런 눈길끌기 작전, 다 이유가 있습니다.
튀어야 산다! 국감 2주차로 접어든 국감 현장. 오늘은 국감 속 치열한 한판 승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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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가 진행되는 회의실"
"의원들보다 더 바쁜 사람이 있다?"
"정답! 국회의원 보좌진"
"의원들이 국정감사 중이라도 계속해서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보좌진들
"의원 곁에서 떠날 수가 없나니…"
"의원들의 손과 발이 되어 드립니다…"
Q. 의원이 어떤 자료를 요구하는지?
[김길전 비서관/윤호중 의원실 : 그날 감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내용들이 미진할 때나 이럴 때 새롭게 업데이트한 자료를 많이 요구하시고요.]
Q. 국감 중엔 어떻게 지시를 내리는지?
[김길전 비서관/윤호중 의원실 : 다양한 방법으로 하시는데요. 수신호, 눈빛, 문자. 굉장히 스마트하셔서 상황에 따른 지시를 많이 내리시죠. 얼마 전 부총리께서 하신 말씀이 있죠. 척하면 척이다, 저의 의원과 저에게 맞는 표현인데요.]
"보좌진들의 주요 업무"
"보도자료 작성"
"국회 기자실 앞에 수북이 쌓인 보도자료들"
"가끔은 암묵적 거래(?)로"
"국감기간 기자들도 기사사냥 중"
"거래 성사시에 단독! 특종! 보도 탄생"
Q. 보도자료 하루에 몇 건이나 들어오나요?
[성문규/JTBC 기자 : 제가 한번 세어봤는데, 어제 들어온 게 350건.]
Q. 좋은 자료를 고르는 비법?
[성문규/JTBC 기자 : 뉴스거리가 적합하다, 우리 뉴스에 나갈만하다, 일단 제목부터 보고 내용을 들여다 보죠.]
"그 보도자료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보도자료 180건!"
"휴대폰 속 문자들도 보도자료로 꽉 찬 상태"
"하루하루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국정감사"
"스타의원들을 위한 한 방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정책제안이 더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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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국감장에 나타난 뉴트리아입니다.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수상 생태계 파괴 실태를 지적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증인인데요.
보좌진은 뉴트리아가 죽을까 봐 먹이 주면서 전전긍긍하기도 했고요. 악취 때문에 환경청 관계자들이 목욕시키느라 애썼다고 하는데요.
그 고생을 하면서 기다렸는데 결국은 데뷔전도 못 치러보고 고향인 낙동강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 시연이란 게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준비하는 사람들로선 꽤나 공들이는 겁니다.
그래도 어찌 됐건 쇼로만 끝날 게 아니라 내실이 있어야죠.
아무래도 국감시즌에 보도자료든 뭐든 문서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일일이 다 확인할 방도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묻히는 얘기들도 참 많은데요. 분리국감 얘기 나오는 이유도 이겁니다. 좀 나눠서 차근차근 해보자는 거거든요.
어쨌든 효율성 있게 제대로 일하라는 쓴소리, 잘 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봤습니다. 내일의 국감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내일의 국감 일정입니다. 총 5개의 국감이 예정돼있는데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세월호 감사 결과를 따집니다.
정무위원회에선 KB금융 그룹 사태 검열에 들어가고요.
농축산위원회 국감은 규모가 더 큽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의 구조 책임 문제를 비롯해서 해운조합 유착 관계 등 세월호 참사 문제 요모조모 파헤쳐본다고 합니다.
[앵커]
한윤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