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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남부 폭염사망 사태에 '관광객보호 비상'

입력 2016-06-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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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남부 폭염사망 사태에 '관광객보호 비상'


지난해 뉴멕시코 국립공원 사막지대에서 어린 아들에게 물병을 양보하고 숨진 프랑스 부부의 사망사건이후로 미 남서부지역의 주 정부들은 탐방객에게 혹서기 야외활동의 위험을 미리 경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독일 관광객 2명이 투손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가하러 왔다가 기록적인 폭염속에서 관광일정을 마친 뒤 쓰러졌다.

더위와 폭염으로 희생자가 빈발하자 남서부 주 정부와 각 업체에서는 이에 대한 경고와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 수칙등을 여러 나라 언어로 담은 전단과 안내서등을 발간하고 호텔직원들에게도 관광객들의 야외활동 문의에 응답하는 방식을 재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한 것은 외래 관광객들만이 아니고 현지 주민들도 문제다. 대개 기온이 치솟거나 폭염이 계속되는 시기에 구조요청이 들어오거나 현장에서 숨진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역 주민들이 많다고 현지 경찰은 말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을 체험하기 위해 사람들이 매년 수천명씩 몰려오는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에는 극한적 혹서기에 조심해야 할 사항을 적은 커다란 빨간색 경고판이 서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죽음의 하이킹에 나선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는 그동안 이곳에서 공동 구조작전을 펴왔다.

뉴멕시코의 화이트 샌즈(White Sands ) 국립공원에서는 지난 해 프랑스인 부부가 숨진 이후로 여러 개 국어로 쓴 대형 경고판을 새로 마련했다. 숨진 40대와 50대의 스테이너 부부는 10개 이상의 물병이 필요한데도 작은 물병을 겨우 2개 휴대하고 나갔다가 9살의 어린 아들에게 마지막 물을 주어 살린뒤 두 사람은 탈수증으로 숨졌다.

국립공원측은 온도표시도 화씨에서 섭씨로 바꾸고 글보다는 그림을 사용한 경고판을 새로 마련했다. 공원을 찾는 사막 탐방객의 10%는 외국인들이니 이들이 영어를 모르더라도 정보를 알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공원에서는 프랑스인 부부가 죽은 뒤로 웹사이트와 신문에 무려 7개국의 언어로 된 경고판과 광고들을 올려놓고 있으며 애리조나주에서는 모든 탐사지역의 입구에 경고판을 설치하는등 여름 철 비상작전에 돌입했다.

피닉스시의 모든 관광호텔들은 손님이 입장하는 즉시 카운터에서 경고를 담은 안내광고를 배포하고 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관광에 나서는 사람들 때문에 구조대는 쉴틈이 없다. 피닉스시에서는 지난 해에만 탐방객 구조요청이 200여건이나 있어서 소방대원들의 출동이 잇따랐다.

"문제는 언어소통이나 신고, 구조 여부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올바른 태도가 관건이다"라고 공원 및 리크레이션 담당 대변인 그레그 바흐는 말했다. 구조출동을 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막이나 위험지 구경에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피닉스시가 운영하는 200마일의 탐방로 일부를 폐쇄하자는 제안도 있다. 하지만 혹서기 모험을 찾아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비용과 인력이 더 많이 드는 폐쇄보다는 충분한 교육으로 조심을 당부하는 것이 낫다고 담당자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보다도 경고를 늘 무시하는 현지 주민들이 총사망자의 80%를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주말에도 애리조나주에서는 여섯 명이 폭염으로 숨졌는데 그 중 2명은 현지 주민이었고 한 명은 28세의 헬스 트레이너에다 경험이 많은 산악자전거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폭염 속에서 주행을 한 뒤 열사병으로 숨졌다. 자연을 이기는 인간은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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