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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줘" 공항 철조망 너머로 아기 넘기는 어른들

입력 2021-08-20 20:25 수정 2021-08-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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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레반이 이렇게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아프간 시민들의 탈출 시도는 더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면서 공항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손을 뻗어 아기를 들어올립니다.

작은 몸, 목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기는 미군의 손에 매달려 아슬아슬하게 철조망을 넘습니다.

공항 안팎을 나누는 경계는 아프간인에겐 '삶과 죽음'의 갈림길입니다.

어린아이를 손에서 손으로 옮기고, 경계 너머로 밀어넣습니다.

한 영국 장교는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아기를 던졌고, 아기 몇몇은 철조망에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공항 바깥에선 총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미군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탈레반은 탈출을 막기 위해 총을 겨눴습니다.

탈레반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아프간인에게도 안전한 출국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부상자 : (총을 맞았나요?) 네, 저는 괜찮습니다.]

[목격자 : 그들(탈레반)에게 총격을 입은 27번째 사람입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몰려든 차와 사람이 엉켜 연일 아수라장입니다.

아프간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인 19살 자키 안와리 역시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은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숨진 사람 가운데 1명이 안와리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1만 8천 명이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며, 공항 안팎에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주요 7개국과 EU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19일 탈레반을 향해 "이들의 탈출 경로에 안전을 보장하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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