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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우드 미스터리 죽음, 영국과 중국관계 악화 불씨되나

입력 2012-04-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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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시에서 의문사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사건이 영국과 중국 관계 악화의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영국 정치권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고,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당장 16일 개회한 영국 의회는 캐머런 총리를 상대로 정부측의 늑장대처와 관련해 집중 포화를 날리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코너에 몰린 영국 정부는 자국 경제난 타개를 위해선 중국측 협조가 절실한데도 이런 여론에 밀려 중국측에 진상조사를 압박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로선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캐머런 정부는 부랴부랴 중국측에 정식 조사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가 16일(현지시간) 런던을 방문한 류옌둥(劉延東) 정치국 위원을 면담해 이 사건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캐머런 총리는 17일 통상문제 협의차 자국을 방문한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총리관저에서 만나 이 사건을 공식 언급하면서 엄정한 조사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물론 중국측 조사와 관련해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아울러 북한 로켓 발사 문제를 비롯, 이란, 시리아, 버마 문제 등 외교문제에 관해서도 협력해 나가자는 뜻도 밝혔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지난주 자카르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충격적인" 이번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영국이 조사에 협력할 것을 약속했었다.

리 상무위원은 이달 초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아내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영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중국 인사였다.

리 위원은 캐머런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 사법부에 의해 철저히 조사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앞서 헤이우드는 중국 남서부 충칭의 한 호텔에서 숨진채 발견됐으며, 당초 사인은 과다 음주로 인한 심장마비사로 판정됐었다.

영국 영사관 관계자들은 그러나 지난해 11월 16일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고, 그의 시신은 부검도 하지 않은채 영사관 관계자와 중국 경찰관 두명이 입회한 가운데 급히 화장돼 논란을 촉발했다.

영국 외무부는 그후 두달 뒤에야 중국측에 조사를 촉구했고, 이에 따라 윌리엄 헤이그 영 외무장관은 늑장대처한 이유를 밝히라는 국내의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해있다.

사실 그간 영국 정부 일각에서는 이 문제를 본격 거론할 경우 중국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편, 헤이우드의 독살 의혹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 커지고 있다.

영국의 전 자민당 당수인 멘지스 캠벨 의원은 헤이우드가 전직 MI6 요원들이 설립한 사설 정보업체인 '해클류트'의 조력자로 일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을 "그늘진 사건"으로 묘사하면서 진상이 결코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보시라이 집안과 가까운 영국인 사업가 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로부터 거액을 외국으로 이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후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뒤 지난해 11월 독살됐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한 웹사이트는 중국 당 소식통을 인용, 충칭시 관리가 헤이우드를 제거하기 위해 보시라이 측근 한명에게 청산가리를 건넸음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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