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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JTBC 토론회는 왜 무산됐나

입력 2018-05-31 17:08 수정 2018-05-31 17:58

[영상] 1년 전 김영환 "문재인-안철수 양자토론 필요" (2017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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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년 전 김영환 "문재인-안철수 양자토론 필요" (2017년 4월 26일)


안철수 측 "토론 취소시켰다" 비판하며
김영환 언급 안 해…바른미래당의 2중 잣대

 
[취재설명서] JTBC 토론회는 왜 무산됐나


JTBC는 6월 4일(월) 예정된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와 5일(화)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그 이유를 < JTBC 보도자료 >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보도자료= http://news.jtbc.joins.com/html/529/NB11643529.html

토론회가 무산된 소식이 알려진 31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JTBC마저 다른 핑계를 대면서 취소를 시키는 건 옳지 않다. 국민들 알 권리를 없애버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측 김근식 대변인은 "갑자기 석연치 않은 이유로 취소되어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토론회가 무산되었다는 표현은 전형적인 적반하장의 수법"이라고 JTBC를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와 김근식 대변인이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토론회 참가 기준을 바꾸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건, 바로 같은당 소속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의 이의제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른미래당은 어제(30일) 당 차원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왜 안철수 캠프는 토론회가 취소된 과정에 대해 논평을 내 '김영환 후보'에 대한 일을 언급하지 않는 걸까요.

 ▶가처분신청까지 낸 당 의견, 안철수 캠프완 상관없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JTBC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항의한 것은 29일 KBS 토론회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30일 바른미래당은 정병국 중앙 선대본부장, 주승용 중앙 선대본부장, 이태규 사무총장, 신용현 수석대변인, 오세정 의원(과학방송통신위 간사) 등 5명이 JTBC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이후 바른미래당은 4일 예정된 토론회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취재설명서] JTBC 토론회는 왜 무산됐나


이에 따라 JTBC는 내부 논의를 통해 '이미 초청대상을 정했지만 지지율 낮은 후보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한다는 의견'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바른미래당 뿐 아니라 정의당 후보 등 모든 후보들이 참석하는 경기지사 후보 다자 토론을 기존에 참여하기로 했던 각 후보 캠프에 제안했습니다.

5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2.52%'를 얻은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를 경기지사 토론회에 참여시킨다면, 당연히 정의당 후보도 모두 참석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울시장 각 후보 캠프에 연락했을 때 부정적인 대답을 듣게 됐습니다. 특히 안철수 캠프의 토론담당팀장은 29일 기자에게 "정의당 참여에 부정적이다"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JTBC는 (다른 방송과 달리 박원순·김문수·안철수)3자 토론이라 좀 더 밀도 있는 토론이 될 거라 생각해서 비중 있게 준비해왔는데, 갑자기 이렇게 하면 곤란하다."

경기도지사 토론에서는 지지율 낮은 후보에게도 기회를 달라며 방송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낸 바른미래당이 서울시장 토론에서는 정반대였습니다. 바른미래당의 토론 원칙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밀도 있는 양자-3자 토론'인가요, 아니면 지지율이 낮은 후보에게도 '모두 기회를 주는 토론'인가요. 바른미래당이 원하는 토론은 무엇입니까.

바른미래당의 거센 항의에 따라 논의를 진행했음에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취소했다"는 표현을 하고, "집권여당의 호위무사를 자처한다"고 비난하는 안철수 측 김근식 대변인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김근식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김영환 후보 측의 대응은 안철수 후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철수·김영환, 두 후보는 서로 같은 바른미래당 소속이 아닌가요.

▶김영환 후보 평균 지지율 2.52%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29일 KBS 토론에 나와 "JTBC가 갑질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갑질은 대한항공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오늘 토론회 마치면 저는 내일 선거운동 중단하고 JTBC 손석희 사장 만나러 갈 예정입니다."

그는 이후 30일과 31일, 자신이 가는 거의 모든 장소에서 'JTBC의 갑질'을 말하고 다녔습니다. 저희와 만나서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7%대 지지율을 얻은 여론조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여심위에 등록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보도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따라서 비공식 조사를 언론사에 제출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는 5월에 총 9건이었습니다. 이중 김영환 후보를 넣어서 조사한 경우는 7건입니다. 김영환 후보는 가장 최근인 5월29일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1.9% 지지를 얻는 등, 평균 2.52%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취재설명서] JTBC 토론회는 왜 무산됐나


▶1년 전 김영환 "문재인-안철수 양자토론 필요"

김영환 후보는 JTBC가 대한항공처럼 갑질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에게도 기회를 줘야 공정한 방송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1년 전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었습니다.

당시 김 후보는 안철수 대선 후보의 미디어본부장이었습니다. 그는 2017년 4월24일과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3번 토론을 진행했는데, '양자토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하게 된다."

"두 사람이 국민의 선택에 의해서 선거혁명에 의해서 양강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이 두 분이 끝장토론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양자토론을 받아들여서 국민들에게 정정당당한 결선토론을 해서 결선투표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양자대결을 하는 게 국민, 즉 유권자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JTBC뿐 아니라 대부분의 방송은 김영환 후보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JTBC뉴스룸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JTBC는 5%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자들 간의 토론이, 모든 후보가 참석하는 토론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평균 2%대 지지를 받는 후보가 참석한다면, 1% 지지를 받는 후보도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 측은 밀도 있는 토론이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김영환 후보와 당 지도부는 모두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안철수 대선 캠프 미디어본부장 시절, 국민을 위해 '유력 후보 간 양자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영환 후보는 왜 지금은 다른 말을 하는 걸까요.

선거에서 표만 더 받을 수 있다면, 정치인의 말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사례를 목도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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