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 '변호인' 속에 국밥집 아들 진 우와 같은 수감번호 22번을 달고 33년 전에 재판을 받았던 부림사건 피해자 고호석 씨를 부산총국으로 연결해서 잠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우선 축하드리겠습니다. 무죄판결을 받아서 억울함은 다 해소되셨는지요?
[고호석 씨/'부림사건' 당사자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33년 동안 온갖 일들이 다 있었는데 또 이 판결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두고봐야겠고요. 상황도 우리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제가 흡족해 할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Q. 알겠습니다. 부림사건 당시의 담당 검사 출신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해자들의 고문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자기 행동을 미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는데 들으셨죠, 이 얘기는?
[고호석 씨/'부림사건' 당사자 : 네, 많이 들었습니다.]
Q. 어떻게 반론하시겠습니까?
[고호석 씨/'부림사건' 당사자 :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좀 어처구니가 없었는데요. 뒤로 가면 갈수록 얘기를 아주 교묘하게 조작해서 계속 하더라고요. 그래서 반성까지는 그 사람들 인격으로 좀 어려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좀 가만히나 있으면 반성하나 보다 이렇게 봐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저희들 시대에 고문이 공공연히 그런 공안기관에서 행해졌다는 것은 이미 너무나 명백히 밝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하고 같은 해에 부산시경 대공분실에서 있었던 조작사건에서 고문이 행해졌다는 진술을 그 당시에 경찰로 근무했던 분이 직접 법정에서 한 적도 있습
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자기들이 너무나 뻔히 알면서도 이상한 얘기들을 막 끄집어내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정말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Q. 33년 동안의 어떻게 보면 잃어버린 삶이라고 하겠는데 그것이 우리 고호석 씨
로부터 빼앗아간 것은 무엇일까요.
[고호석 씨/'부림사건' 당사자 : 저는 그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라고 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았던 냉대, 질시, 이런 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하고 너무나 다른데요. 그 때문에 저나 제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겪었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그 당시 교직에 있다가 쫓겨났기 때문에 그나마 다시 교직에 복직해서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쁨은 누립니다마는 제 주변에 저와 같이 사건을 겪었던 부림사건 관련자.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그 당시에 조작되었던 사건들 관련자들은 저하고도 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어려움들을 겪었죠.]
[앵커]
알겠습니다. 더 긴 말씀을 나눌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제한이 돼 있어서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면서 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