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중간첩' : 어이 김 계장, 소식 들었어? 임 주임이 간첩이란다, 간첩! 아, 사람이 어떻게 감쪽같이, 어, 임병호 저기!]
영화 속 인물처럼 파란만장한 이중간첩의 삶을 경험한 탈북자가 있습니다.
남북을 넘나들며 정보를 제공하고 결국 독침 테러를 기도하다 체포됐는데요.
법원은 이 이중간첩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는 왜 이중간첩이 됐을까요?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북한 인민군으로 22년을 복무한 안 모 씨는 1995년 홀로 탈북했습니다.
남한에 정착해 대북교역 업체 이사를 맡은 그에게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보를 수집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안씨는 몽골에 건너가 사업 논의를 구실로 북한 공작원들과 접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안씨가 인민군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된 북한 공작원은 남한의 요인 암살을 요청합니다.
안 씨는 곧바로 귀국해 국정원에 이를 알렸습니다.
그런데 신변안전을 이유로 국정원이 안씨의 몽골행을 자제시키자 현지 사업 발판을 잃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반면 북한은 사업 협력 약속과 북한 내 가족의 평양 이주 등을 제시했습니다.
사업과 가족을 볼모로 한 회유였습니다.
결국 안 씨는 몽골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만년필 모양의 독침과 독총, 독약이 든 캡슐을 건네받고 귀국합니다.
테러 대상은 북한자유연맹 박상학 대표.
안씨는 박 대표를 강남의 일식집으로 꾀어냈으나 그를 맞은 건 국정원 요원이었습니다.
암살 계획은 이렇게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징역 4년을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상학/북한자유연맹 대표 : 저는 14년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도저히 이해 안 되거든요. 이런 살해 테러범이 내려왔는데. 탈북자들이 생활이 어려우니까 유혹과 회유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경제적 어려움과 사업, 북한 내 가족에 대한 연민 등이 뒤얽혀 결국 굴곡진 이중간첩의 길을 걷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