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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난구역인데'…민망한 경주 지진 모금액

입력 2016-09-28 13:10

보름간 재해구호협회에 총 2억6600만원 모여

일반 시민들이 보낸 의연금은 1513만원 불과

"위로·공감 해주는 정신적 여유 사라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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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재해구호협회에 총 2억6600만원 모여

일반 시민들이 보낸 의연금은 1513만원 불과

"위로·공감 해주는 정신적 여유 사라진 느낌"

'특별재난구역인데'…민망한 경주 지진 모금액


'특별재난구역인데'…민망한 경주 지진 모금액


온 국민을 놀라게 했던 '경주 지진'의 피해자들을 위한 국민 모금 규모가 매우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통상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방송과 언론에서 모금 관련 보도를 하고 전국 각지에서 십시일반 의연금이 쇄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곤 한다.

그러나 특별재난구역으로까지 선포된 경주에 대한 지진 피해 모금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법정 재해구호단체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역대 최고 규모 5.8 강진 이후 28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지진 피해 모금액은 총 2억6631만4322원(1507건)이다.

의연금 계좌 기탁으로 2억6510만3600원(38건), 홈페이지나 포털 등 온라인 기탁으로 121만722원(1469건)이 걷혔다.

이 중 대부분은 지자체, 단체, 기업이 낸 의연금이다.

청호나이스 2억원, 전국부단체장 모임(245명) 1445만원, 충남 서산시 1087만원, 영화레미콘 1000만원, 경북 구미상공회의소 1000만원, 대한천리교 300만원, 경북 울릉군에서 286만원을 보내 전체 모금액의 약 94%(2억5118만원)를 차지했다. 청호나이스가 바로 전날 2억원을 내지 않았더라면 5000만원도 채 안 될 뻔 했다.

개인 일반 모금은 16일간 불과 1513만4322원에 그쳤다.

이같은 상황은 특별재난구역이 선포된 과거 사례와 현격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국민안전처 '재해연보' 기준으로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때는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이재민 돕기 모금액이 792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당시 7개 시·도, 39개 시·군이 이번 경주와 마찬가지로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2007년 9월 태풍 '나리'가 제주도를 강타했을 땐 총 124억9200만원의 이재민 돕기 성금이 모였다.

이 땐 제주와 더불어 전남 고흥·보성·화순·완도가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2010년 9월 '곤파스' 당시엔 경기 화성, 충남 서산·홍성·예산·태안·당진, 전남 신안이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돼 70억1600만원의 의연금이 모였다.

2012년엔 8~9월 태풍 '볼라벤', '덴빈', '산바'를 모두 더해 144억5900만원이 걷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경주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6명(사망 0명), 재산피해는 102억4400만원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박사는 "태풍 이재민 의연금 규모도 매번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모였던 액수"라며 "이번 경주 지진으로 인한 모금 상황은 민망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 박사는 "꼭 성금이 아니더라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을 재난 피해자들에게 주변에서 '우리가 당신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위로와 공감을 안겨주는 게 중요하다"며 "사회가 각박해지고 치열하게만 돌아가다보니 남들의 곤경을 생각하는 정신적 여유도 점점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씁쓸해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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