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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혐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장기 집권 막 내리나

입력 2017-08-09 16:09

이스라엘 정계 '포스트 네타냐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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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계 '포스트 네타냐후' 거론

'부패 혐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장기 집권 막 내리나


지난 8년간 강경 노선으로 이스라엘을 이끌어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시대가 하강길로 접어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별한 대중적 인기가 없으면서도 국내 좌우파 정적들을 제압하는 탁월한 솜씨로 지난 8년간 이스라엘 정계를 지배해와 '생존력의 마술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또 대외적으로는 네타냐후란 명칭이 이스라엘과 동일시될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이스라엘의 다비드 벤 구리온 초대 총리 이후 이스라엘 최장 총리로 군림해온 네타냐후 총리도 그러나 결국 자신에 대한 당국의 부패 혐의 조사가 옥죄여 오면서 하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그가 과연 이번에도 불사조처럼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8일 이스라엘 정계가 '네타냐후 이후'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실 대변인을 지냈으며 우파 싱크탱크인 시오니스트 전략연구소의 요아즈 헨델 회장은 NYT에 "이스라엘 내 정파들간의 제휴나 네타냐후 이후에 대한 논의가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처음으로 네타냐후가 다음번 총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직 기간 내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스캔들과 싸워왔으나 최근 그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2015년 재선 운동을 이끌었던 핵심 측근 아리 하로우가 국가측 증인으로 조사에 임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치명타를 맞았다.

네타냐후의 최측근이었던 하로우의 등장은 이른바 네타냐후 부패 수사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자 친구들로부터 고급 시가와 샴페인 기타 사치품들을 선물 받는 대가로 이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력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자신에 대한 유리한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의 부수를 감축했다는 별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하로우의 소지품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예디오트 발행인과 협상을 벌이는 현장 녹음을 발견했다.

하로우가 비서실장으로 있던 시기 역시 총리실에서 일했던 헨델 회장은 하로우가 네타냐후 총리의 공사(公私)와 관련된 '매우 광범위한 회색 지대'에서 일했다면서 "그는 모든 것을 지켜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네타냐후가 불명예 하차할 경우 당장 국내 정치적으로 후임자가 마땅치 않은 데다 네타냐후가 3차례 총리 연임 동안 구축해온 이스라엘의 국내외 위상이 유지될지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잇다.

특히 미국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온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때마침 도널드 트럼프라는 구세주를 만나 정착촌 등 핵심 정책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완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 주요 지도자들과 강력한 동맹을 구축해왔으며 정보와 대테러, 기술 등 분야에서 이스라엘의 국제적 진출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 팔레스타인 평화 절차가 답보를 면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국내적으로는 아랍세계가 전례 없는 혼돈에 빠져든 상황에서 나름대로 안정을 유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날 경우 이스라엘은 물론 그의 동맹들과 적(敵)들조차 불확실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부패 혐의로 기소돼 사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로우의 증언이 검증을 받아야 하고 이를 토대로 경찰이 기소 여부를 건의하는 등 현직 총리를 법정에 세우는 데 상당한 법적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현직 이스라엘 총리가 기소된 전례가 없다.

문제는 네타냐후에 대한 기소가 결정되기 전 현재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군소 정당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정에서 조기 철수할 가능성이다.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 자신의 정당인 리쿠드 당내에서도 일부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하락하기는 했으나 그가 총리 지위를 유지하는 데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장수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일부는 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차기 총리직을 공개 겨냥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군소 정당 소속으로 영향력이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리쿠드 당내 일부 세력이 "이제 충분하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네타냐후가)물러날 때가 되면 네타냐후를 대체할 지도자가 당연히 등장하기 마련이라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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