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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의사'에게 맡겨도…지워지지 않는 불법 영상 흔적

입력 2019-03-17 20:31 수정 2019-03-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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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불법촬영 영상은 너무 쉽게 유포되는 데 비해 피해자들의 고통은 매우 심각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이런 영상, 게시물을 지워주는 업체를 '디지털 장의사'라고 하죠. 최근에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이들 업무가 바빠졌다고 하는데 문제는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유포되는 것까지는 막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소위 '몰카'라 불리는 불법촬영 영상을 지워준다는 한 디지털장의사 업체를 가봤습니다.

자신이 찍힌 영상을 지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은 다양했습니다. 

[김호진/디지털 장의사 S업체 대표 : 이게 발견되기 전의 그 사람의 모습과 발견된 후의 그 사람의 모습은 180도가 틀려져요. 이 사람은 직장도 당장 내일부터 나갈 수가 없고…]

의뢰를 받으면 고객이 찍힌 해당 영상을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한 성인사이트에 접속하자 '국산'이란 제목의 영상이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옵니다.

영상을 찾으면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아예 사이트 차단요청을 합니다.

[이게 시간과 노력이 좀 많이 필요한 작업이거든요. 보통 최소한 3개월 이상은 하셔야죠.]

이에 대한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월 평균 200만 원 내외.

하지만 힘들게 영상을 지워도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유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호진/디지털 장의사 S업체 대표 : 저희가 이제 카톡이라든가 이런 폐쇄형 소셜미디어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건 폐쇄형이기 때문에…]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대부분 죄인처럼 숨어 지냅니다. 

[박용선/디지털 장의사 T업체 대표 : 심지어 어떤 분은 이사를 한 20번 정도 했대요. 그 영상 때문에 쳐다보는 것으로 생각을 한 거죠. 길을 걸어가면 애들도 자기를 알아보고…]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디지털성범죄 지원센터를 찾은 피해자 수는 2379명, 피해 건수는 5687건에 달했습니다.

피해 유형별로는 유포 피해가 2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 촬영이 1699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 번 유포되면 언제 어디서 또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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