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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12년 만에 정시 처리…'늑장 처리' 역사는?

입력 2014-12-0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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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지막으로 국회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12년 만에 처리 시한 준수?

국회는 잠시 후 본회의를 열고 새해 예산안을 처리합니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을 지킨 겁니다. 2002년 이후 12년 만의 일입니다.

▶ 호주·캐나다와 FTA도 처리

오늘 본회의에서는 한 호주, 한 캐나다 FTA 비준동의안도 처리됩니다. 비준동의안은 양 당사국이 국회 통과 등 국내절차 완료를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발효됩니다.

▶ 예산 2000억 결국 삭감

방위사업청 예산 2000여억 원이 삭감됐습니다. 당초 국회 국방위에서는 천억 원 정도가 증액됐지만 국정조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예산 증액은 말이 안 된다는 야당 반대를 여당이 수용해서 삭감된 겁니다.

+++

[앵커]

2002년 이후 12년만이라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도 2001년 국회 출입기자 시절 아주 중요한 취재원과 연말 약속을 잡아놨다가 예산안 처리가 마냥 늦어지는 바람에 두 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어요. 이제 정치부 기자들의 연말 스케줄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 되겠군요. 그 얘기 한번 들어봅시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새해 예산안이 12월 2일 통과한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12년 만에,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켰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지극히 사적이긴 하지만 저희 정치부 정당팀 출입기자들에게 커다란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 정당팀 기자의 삶을 통해서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통과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건지 한번 조명해보겠습니다. 직접 한번 보시죠.

지난 2011년, 양 기자는 수습기자 딱지를 떼자마자 정치부 정당팀에 배치됐다. 부푼 가슴을 안고 국회에 첫발을 내딛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아, 정말 꿈만 같습니다. 제가 정치부 기자가 됐다는 게…"

그해 연말에도 여야는 매섭게 격돌했다.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은 한편의 전쟁이었다. 예산안은 12월 31일 심야에 가서야 가까스로 통과될 수 있었다. 막내였던 양 기자는 꼬박 국회를 지켜야 했다.

"에이, 전혀 문제없습니다. 이런 게 걱정될 거였으면 애초 기자 하지도 않았지요. 그럼요."

지난 2012년 여름, 양 기자는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그해에도 여지없이 연말은 찾아왔고 예산전쟁도 시작됐다. 대선 직후라 별 이견없이 통과될 줄 알았던 예산안…하지만 전망은 빗나가고 만다.

"아, 여자친구가 보신각 타종행사 보러 가자고 했는데… 시간 얼마 안남았는데… 걱정이네요."

하지만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 새벽 3시가 돼서야 통과됐고 역시 막내였던 양 기자는 끝까지 국회에 남아있어야 했다.

"여친한테 문자 왔는데 헤어지재요. 나 어떻게 해요."

지난 2013년 가을, 양 기자는 여친과 극적으로 화해하고 결혼에 성공했다. 다시는 12월 31일을 혼자 보내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하지만 연말은 또 찾아왔고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감정싸움은 절정을 치닫기 시작했다.

"이번엔 진짜, 진짜 안 됩니다. 결혼하고 첫번째 맞는 새해인데… 정동진 해돋이 보러 가기로 했어요."

정치권은 보란듯이 양 기자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예산안은 역시 해를 넘겼고 1월 1일, 그것도 아침 10시가 돼서야 끝났다. 역시 막내였던 양 기자는 홀로 국회를 지켜야 했다.

"와이프한테 문자 왔는데요… 이혼하재요. 나 어떻게 해요."

네, 4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여기 나오는 양 기자, 제가 아니란 걸 밝혀드리고요… 방금 소개해드린 내용은 정치부 정당팀 기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픽션인 듯 픽션 아닌 픽션 같은 이야기인 거죠.

당장 저만 해도 2009년, 2011년, 2012년 제야의 종소리를 국회 기자실에서 들어야 했습니다.

자 바로 오늘입니다. 지금 막 본회의가 시작됐는데요, 정치부 기자들 올해 연말은 정말 가족과, 연인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을 거 같습니다.

국회 선진화법, 뭐 국회 식물화법이라는 비판도 받지만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을 끌어낸 점에선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나 "정치부 기자들 혼삿길을 열었다"는 평가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네,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는 <예산안, 12년만에="" 정시="" 처리="">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

<한윤지 기자="" 국회="" 연결="">

Q. 예수부수법안 진통…현재 상황은?
Q. 6개월 만에 김영란법 심의, 의미는?

+++

Q. 1987년엔 10월 30일 예산안 통과

Q. 빨리 통과돼야 내년 사업계획 확정

Q. 예산안 늑장 처리, 언제부터?

Q. 2000년부터 12월 말 처리 시작

Q. 2000년부터 12월 말 처리 왜?

Q. 대선 있는 해엔 예산안 11월에 통과

Q. 2012년 대선 해엔 해 넘겨 통과

Q. 해군기지 예산 진통…해 넘겨 통과

Q. 2013년 1월 1일 새벽 국회 모습

Q. 최경환 쪽지예산 논란…새벽 정회도

Q. 사자방·박근혜표 예산 어떻게 됐나?

Q. 박근혜표 예산은 거의 삭감 안 해

[앵커]

다소 의외네요. 야당이 당초 벼르고 별렀던 것하고 실제 행동은 차이가 있었군요. 본회의가 이제 열리기 시작하면, 뉴스룸 시작하는 오후 8시까지는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겠지요. 본회의 진행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니까 리포트보다는 국회 현장 중계가 더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사는 <예산안, 12년="" 만에="" 정시="" 처리=""> 이렇게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오늘의 주요뉴스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청와대 <정윤회, 이재만="" 4월="" 접촉="" 인정=""> 이런 제목으로 뉴스룸에서 다뤄줍시다. 야당 <정윤회 파문…'저격수들'="" 다시="" 뜨나="">도 한꼭지 만들고, 여당 <사자방·연금 삼킨="" '정윤회="" 파문'=""> 이런 제목으로 곤혼스런 여당 상황 정리해주고, 마지막으로 국회 <예산안, 12년="" 만에="" 정시처리=""> 한 꼭지 만들고 뉴스룸에서 국회 현장 직접 연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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