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주인 잃은 길고양이는 날카로운 울음 소리와 쓰레기 봉투를 헤집는 습관 때문에 원성의 대상이죠. 서울 강동구가 이들을 내쫓는 대신 공존할 수 있는 실험을 3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멈칫거리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밥통 안 사료를 먹습니다.
서울 강동구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풍경입니다.
길고양이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던 구청이 만화작가 강풀씨와 고양이보호협회의 제안을 수용해 2013으로 시작한 사업입니다.
[정형기/강동구청 팀장 : 굶주린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공급해주면 쓰레기 봉투를 찢지 않고 좋겠다는 역발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23개였던 급식소가 올해 60곳으로 늘어날 만큼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료는 기부받고, 급식소 관리도 90여 명의 캣맘, 즉 고양이를 보살피는 자원봉사자들이 합니다.
급식소를 찾는 고양이를 쉽게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 때문에 개체 수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구청 측 얘기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영자/천호2동 : (먹이를) 비둘기가 와가지고 찍어먹고. 없는 사람한테 도와주고 차라리, 안하는 게 나아]
길고양이와의 완전한 공존은 과연 가능할지, 강동구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