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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술판 끝난 뒤엔 '쓰레기 폭탄'…아쉬운 시민의식

입력 2016-05-18 21:45 수정 2016-05-1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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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옆 나라 일본을 가봤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는 "도무지 거리에서 쓰레기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와 쓰레기는 뗄 수 없는 관계일까요? 취재진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한강공원을 지켜봤습니다. 날씨 덕분에 많이들 나가는 곳이기 때문이죠. 치맥 등 술판이 벌어진 다음 날 새벽은 흡사 쓰레기 폭탄을 맞은 모습 같았습니다.

이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버려진 치킨 조각에, 벤치 아래도 넘쳐버린 쓰레기통 주변에도 수십 마리의 비둘기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지금 시각이 아침 7시입니다.

날이 밝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공원 곳곳에는 전날 밤 벌어진 술판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잔디밭에는 앉아있던 사람들만 그대로 빠져나간 듯 은박 돗자리와 페트병, 과자봉지가 널려있습니다.

밤사이 쌓이다 쌓이다 넘친 쓰레기 더미에 이렇게 비둘기가 몰려있습니다.

화장실 안쪽도 살펴보시면, 이 세면대에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캔맥주 쓰레기가 가득하고 옆에 쓰레기통이 있긴 한데 봉지째로 전혀 분류가 되지 않은 채 방치돼있습니다.

지난해 통계로 따지면 5월 한 달간 한강 공원 쓰레기 발생량은 489.7톤으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주말의 경우 하루에만 20~30톤의 쓰레기가 배출됩니다.

늘어난 쓰레기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주말엔 새벽 6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꼬박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환경미화 용역업체 관계자 : (청소 담당) 아줌마들 진짜 힘들어요. 쓰레기 비우는 시간만 해도 엄청나요. 바닥에 라면, 치킨 다 쏟아가지고 그것 닦으려면 보통으로 해선 안 지워져요.]

하지만 다시 어둠이 깔리면 쓰레기가 다시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벤치 위에는 누군가 맥주병을 일부러 일렬로 늘어놓았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인근 배달업소에서 뿌린 것으로 보이는 이 광고전단지입니다.

족발, 피자, 치킨 등 수많은 광고전단지가 이렇게 아무렇게나 뿌려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으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안내 표지가 무색합니다.

쓰레기를 줄이고자 곳곳에 설치된 전단지 비치함과 수거함도 무용지물입니다.

서울시는 쓰레기 무단 투기를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취재진이 찾은 지난 주말 동안, 단속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 모 씨/대학생 : 뚝섬이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관광지잖아요. 시민의식이 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서울시는 현재 580개인 한강공원 내 쓰레기통을 7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시민의식 없이는 주말을 넘긴 새벽 한강공원은 여전히 쓰레기와 비둘기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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