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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최대 자금줄 '세금'…매달 수천만 달러씩 거둬

입력 2015-11-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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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최대 자금줄 '세금'…매달 수천만 달러씩 거둬


IS의 최대 자금줄 '세금'…매달 수천만 달러씩 거둬


모하메드 알 키레파와이는 아이스크림을 실은 그의 냉장 트럭이 요르단을 지나 이라크에 갈 때마다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조직원들에게 300달러를 건넨다.

IS 조직원들은 이같이 걷는 돈을 '수입 관세'라고 부른다. IS는 심지어 자신들의 로고와 도장이 찍힌 영수증을 주기도 한다. 키레파와이는 배달 과정에서 이 같은 검문소를 몇개나 거쳐야 한다. 키레파와이는 "내가 만약 돈을 내지 않으면 IS는 나를 납치하거나 내 트럭을 불에 태워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각) 키레파와이의 사례처럼 IS가 자신들이 점령한 영토를 지나는 차량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IS가 영토를 점령할 때 그 지역을 통치하던 정부기관의 합법적인 세금 징수 체계를 모두 가져와 재정 수입에 활용하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전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무장조직이라고 불리던 IS의 자금 출처는 석유 밀수와 은행 금고털이, 고대 유적 약탈, 납치한 인질에 대한 몸값 요구, 페르시안 걸프 국가 부유 계층의 재정 지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추적한 결과 IS 자금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신들이 점령한 영토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인 것으로 밝혀졌다.

IS 점령지를 탈출한 사람들과 IS의 자금줄을 추적하는 당국자들의 말에 따르면 IS는 통행료를 걷고 교통 위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들은 건물 대여료도 받고 수도·전기요금도 걷는다. 소득과 수확한 농작물, 소에 대한 세금도 매기고 담배를 피우거나 옷을 잘못 입었을 때는 벌금도 걷는다. 이라크 디나르와 시리아 파운드를 모두 취급한다.

이라크 제2도시 모술 인근 지역인 밥 알토브에서는 IS 조직원들이 경찰서를 시장으로 바꿔놓은 사례도 발견됐다. IS는 경찰서 내부를 과일과 채소를 파는 60개의 상점으로 만들어놓았다. 이 건물 연간 대여료는 280만 디나르(약 290만 원) 상당이다.

IS가 근거를 두고 있는 시리가 락까에서는 2500~5000 파운드(약 8000~1만6000원) 상당의 청소세를 걷기 위해 도시 상점에 조직원들을 파견한다. 청소세는 1달에 1번 걷으며 가게 크기마다 액수가 다르다. 락까 거주민들은 매달 세금 징수 장소에 가서 전기·수도요금을 낸다. 전기요금은 800파운드(약 2800원) 정도고, 수도요금은 400파운드(약 1400원) 상당이다.

IS는 점령지의 물과 음료수 공장, 섬유·가구 작업장, 휴대전화 회사, 타일·시멘트·화학공장을 모두 통제하고 이들의 수입도 걷어간다.

락까에 머물며 IS를 취재하는 기자에 따르면 IS는 이렇게 거둬들이는 돈에 '세금'이라는 단어 대신 무슬림들이 이슬람법에 따라 신에 대한 봉사의 의무로 내는 세금인 '자카트'라는 용어를 쓰기를 원하고 있다. 통상 이슬람법에 따르면 1인당 각자 수입의 2.5%를 내도록 돼 있지만 IS는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를 들며 10%를 걷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이 추산한 것에 따르면 IS가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한 달에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년에 10억 달러 상당이다. 현재까지 IS의 수입은 어떠한 제재나 공습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테러·국제범죄·부패 센터장인 루이스 셸리 교수는 "IS는 오전에 전투를 벌이고 오후에 세금을 걷는다"고 설명했다.

파리 테러 이후 미국은 IS의 석유 생산 기지를 타깃으로 공습을 벌였지만 많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IS가 석유 수입 없이도 재정을 충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요 도시들을 점령하고 있는 한 석유 탱크를 없애는 것보다 IS를 재정적으로 파산시키는 게 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안보연구기관 랜드(RAND)연구소의 세스 존스 수석 연구원은 "IS의 수입 기반을 빼앗아오지 않는 한 지금 국제사회가 하는 것은 IS의 재정을 바늘로 찌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수입 기반을 뺏는다는 것은 IS가 점령한 지역을 탈환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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