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눈 내린 풍경'이 세계 곳곳의 축구장에서 낯선 장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얼음판 같은 바닥에서 선수들이 연달아 미끄러지는가 하면, 새하얀 눈 속에 사라진 선수들을 찾느라 팬들은 눈을 더 크게 떠야 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꽈당 미끄러진 선수.
멋진 헤딩 뒤에도 엉덩방아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살얼음 같은 바닥 탓에 수비수들은 거의 바닥에 주저앉아 공을 막았고, 완벽한 슛 찬스의 순간, 균형을 잃고 미끄러져 버리면서 골도 함께 날아갔습니다.
이강인이 속한 발렌시아와 알코르콘의 경기는 축구장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스케이트장 같았습니다.
미끌미끌한 바닥에선 선수들이 계속해서 넘어지면서 넘어진 선수에 걸려, 다른 선수가 또 넘어지는 아찔한 장면도 눈에 띕니다.
지난주 스페인을 덮친 50년 만의 폭설 탓에 축구 경기장에선, 묘기 대신 몸개그가 쏟아졌습니다.
터키의 축구 팬들은, 경기 도중 '숨은그림 찾기'를 마주했습니다.
사진 속 축구 선수는 몇 명이나 있을까 숨겨진 다섯 명을 찾는 게 그리 쉽진 않았습니다.
초록색 그라운드에서 시작한 경기 눈발이 점점 거세지면서 경기장이 새하얗게 뒤덮였고 흰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보호색을 입은 듯 사라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눈 속에서도 계속되는 축구, 그러다 보니 때론 어이없는 골이 들어가고 때론 들어가야 할 골이 멈추기도 하는데 이 역시, 자연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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