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페루에서 한국인 8명 등 승객 14명을 태운 채 실종됐던 헬리콥터가 9일 당국에 발견됐다.
당국은 사고 헬기가 암벽과 충돌한 뒤 교신이 두절됐으며 한국인들을 비롯한 탑승객 전원이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페루 경찰과 군 당국은 이날 실종 헬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공중 수색하다 마마로산 산 해발 4천950ｍ 지점에서 사고 헬기 잔해를 찾아냈다.
경찰관 등으로 구성된 육로 구조대도 헬기 잔해가 있는 곳을 파악한 뒤 현장에서 탑승객의 시신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색에 참여한 현지 경찰 관계자는 주 페루 한국대사관 측에 "헬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8명 등 승객 14명 전원이 사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피피 스마나 쿠스코 공항안전청장은 실종 헬기가 산과 충돌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하지만 당국이 사고 헬기 탑승객 전원의 시신을 육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일부 생존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당국은 이날 밤 10여명의 수색 경찰관들을 사고 현장으로부터 멀지않은 곳에서 야영을 하도록 한 뒤 10일 날이 밝는 대로 정밀 수색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헬기에 탔던 한국인 기업체 직원들은 6일 오후 마수코 인근 강에서 수력발전소 건설후보지를 시찰한 뒤 헬기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오다 연락이 두절됐다.
사고 헬기에는 삼성물산(3명)과 수자원공사(1명), 한국종합기술(2명), 서영엔지니어링(2명) 등 한국인 직원 8명을 비롯, 헬기 조종사 등 14명이 탑승했다.
헬기가 실종된 곳은 악천후에다 해발 4천ｍ가 넘는 고산지대로 최근에 진눈깨비 등이 내리고 땅이 얼어붙어 당국이 수색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가 난 헬기는 1975년에 제작된 것으로 기종은 'S-58 ET'다.
제작된 지 37년이나 된 구형인 탓에 기체결함에 따른 사고 의심도 나오고 있지만 기상사정을 고려할 때 악천후에 의한 충돌사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