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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쿵' 소리와 함께 들어 올려진 세월호, 진실도 바로 세워지길

입력 2018-05-09 13:58 수정 2018-05-09 13:59

선체직립 하루 앞두고 예행연습…4년 만에 선체 좌현 모습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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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직립 하루 앞두고 예행연습…4년 만에 선체 좌현 모습 드러내

'쿠쿵' 소리와 함께 들어 올려진 세월호, 진실도 바로 세워지길

"참사 진상이 밝혀져야 재발 방지도 가능한 거잖아요. 세월호의 왼쪽이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듯이 빨리 진실도 모습을 드러내길 바랍니다."

세월호 선체 세우기를 하루 앞둔 9일 목포신항에서 선체를 40도까지 미리 들어보는 예행연습이 진행됐다.

현장에 모인 유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 선체직립 계약사인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은 사전 작업이 안전하게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예행 연습을 지켜봤다.

단원고 희생자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44·여)씨는 세월호 선체가 들어 올려지는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권씨는 "세월호가 왼쪽으로 쓰러진 채 침몰하면서 기관구역과 4층 선수 남학생 객실 등은 한 번도 현장 조사를 할 수 없었다"며 "미수습자를 찾고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행연습은 이날 오전 6시 31분부터 시작됐다.

일찍부터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 말없이 작업을 지켜봤다.

세월호 선체와 1만t급 해상크레인을 연결한 와이어가 팽팽해지기 시작하자 마자 이내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5층 브릿지(선교) 오른쪽 등 와이어와 선체가 맞닿는 부위들이 발견된 것이다.

각 와이어에 계산된 하중이 정확하게 적용되도록 맞닿아 있는 부위를 제거하는 작업이 추가로 진행됐다.

중간중간 밖으로 나오는 현대삼호중공업, 선조위 관계자들에게 진행 상황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한결 긴장이 풀린 모습으로 선체 세우기가 재개되길 기다렸다.

와이어 간섭현상을 모두 점검한 뒤 오전 10시부터 다시 선체를 들어 올릴 준비가 시작됐다.

느슨했던 와이어가 다시 팽팽해지더니 선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쿠쿵' 소리가 2차례가량 들리더니 선체 왼쪽이 바닥면에서 떨어진 모습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사전에 배를 위로 들 때 내부에 있는 물체가 움직일 수도 있고 와이어를 당길 때도 큰 소리가 날 것이라는 사전 설명을 들었던 터라 가족들은 연이은 굉음에도 크게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현장을 지켰다.

이어 10시 45분 세월호 좌현이 0.7도가량 위로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잠시 후 50cm 이상의 틈이 벌어지면서 세월호 선체 뒤편 부두의 모습도 일부 보이기 시작했다.

배를 뒤로 기울이며 들어 올리는 각도가 5도, 10도, 20도 커지면서 녹슨 세월호 좌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배 안 곳곳에서 물이 빠지는 소리도 들렸다.

일부 유가족은 참사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지난 4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오전 11시 30분 40도가량 선체를 들어 올렸다고 밝혔다.

예행연습은 40도를 들어 올린 선체를 다시 바닥면 가까이 내려놓고 마무리됐다.

선체직립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전날 안산에서 내려온 한 유가족은 "참사 이후 집에 있어도 집이 낯설고 차라리 진도나 목포에 올 때면 잠이 쉽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 유가족은 "여기에 오면 그래도 304명이 말도 안 되게 희생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선체직립을 통해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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