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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안 먹힌 서울시장 선거…오히려 지지층 이탈도

입력 2014-06-10 22:44 수정 2014-06-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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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선거 끝난지 거의 일주일이 됐습니다. 뉴스라면 당일 발생한 것이 중요하니까 일주일 지난 얘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식을 지금부터는 좀 거스를까 합니다. 첫째는 오늘(10일) 보도를 준비하기까지 분석할 시간이 좀 필요했고요, 둘째는 선거는 곧 또 닥칠 것이기 때문이고, 셋째는 그러므로 우리의 선거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언제나 필요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선거 때면 항상 네거티브와 지역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릅니다. 오늘은 먼저 네거티브 선거에 대해 다룹니다.

네거티브선거는 후보가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입니다. 성공한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예를 다룸으로써 그것이 전가의 보도가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윤설영 기자의 심층 취재입니다.

[기자]

네거티브는 지지율이 뒤처지는 후보가 앞서가는 후보의 표를 깎아내리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는 선거 전략입니다.

부정적인 메시지가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유권자들 머릿속에 쉽고 오랫동안 각인되기 때문에 선거때마다 뒤처지는 후보가 즐겨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공식선거운동기간 동안 SNS에서 박원순 후보와 관련한 단어들의 언급횟수를 분석해봤습니다.

본격적인 네거티브가 제기된 선거전 후반으로 갈수록 비판, 의혹, 성형설 등 부정적 단어 언급이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박원순 후보는 네거티브에 거의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우상호 의원/박원순캠프 홍보전략자문역 : 무대응이라 느낄 정도로 부드럽게 대응했죠. 그러나 후보진영 가족에 대한 근거없는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아주 강력하게….]

박 후보 측의 이런 무대응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조지 레이코프/'프레임 전쟁'저자 (EBS 제공) : 가장 최악의 대응은 그 공격을 반복하면서 방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공격을 반복하면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들을 돕게 됩니다.]

정 후보는 차례로 이른바 농약급식과 색깔론 등의 네거티브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정몽준/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5월 19일) : 북한 동포의 인권이 돌고래만도 못하다는 주장을 하시는 건지…]

[정몽준/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5월 22일) : 무슨 거무칙칙한 색깔에 옆얼굴을 찍어놨더라고요. 관상을 봐야 심성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네거티브가 계속될수록 정 후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습니다.

[양승섭/시민 : 공약을 실천할 것을 내세워야지 타인을 비방하면서 표심을 얻으려고….]

[김문정/시민 : 그렇게 정치 쪽에 몸을 오래 담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격이 떨어지지 않나…]

SNS에선 박 후보에 대한 언급 못지않게 정 후보에 대해서도 막말, 분노라는 부정적 단어의 언급이 3배 가량 늘었습니다.

[정몽준/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 시장의 부인도 서울시민께서 궁금하게 생각하고, 부인께서 시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바람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막판에 박원순 후보 부인을 공격한 것은 오히려 지지층마저 떨어져나가게 한 역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윤희웅/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 : 정몽준 후보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도시발전·도시비전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오히려 제약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취한 뒤에는 정 후보의 지지율이 4~6%p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네거티브를 제기한 쪽이 선거에서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유성진/이화여대 교수 : 자신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떤 식으로 운영해나가겠다, 박원순 후보와는 어떤 식으로 차이가 난다라는 부분을 부각시켜야 했죠. 본인의 강점을 어필하기 보다는 상대방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스스로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즉, 네거티브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은 자기자신도 잃을 것이 많다는 것과 유권자들도 이제는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을 냉정한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는 일깨워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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