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보기관이 테러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자행해 온 고문의 실태를 담은 의회 보고서가 조금 전 공개됐습니다.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반미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 국방부는 비상경계령을 발동했습니다.
워싱턴 이상복 특파원입니다.
[기자]
2001년 9·11 테러 후 약 8년간 미 중앙정보국 CIA는 테러 용의자 100여 명에 대해 가혹한 고문을 가했습니다.
죽기 일보 직전까지 물고문을 하는가 하면, 노골적인 성고문도 일삼았습니다.
180시간 동안 서 있게 해 잠을 안 재우기도 했고, 방법을 바꿔가며 17일 연속 고문하기도 했습니다.
한 구금자는 바닥에 발이 묶인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졌습니다.
미 상원이 오늘 공개한 고문 실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미 상원 정보위원장 : 역사는 법이 통치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 우리 노력을 평가할 겁니다. 추한 진실을 드러내고 오점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기억할 겁니다.]
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테러 집단의 보복 공격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백악관 대변인 : 전 세계 미국 시설과 사람들이 심각한 위협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문이 벌어졌던 시기에 재임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CIA를 오히려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조지 W 부시/전 미국 대통령 :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CIA 직원이 있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보고서 공개를 둘러싼 여야 갈등 때문에 미국 정치권은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