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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친박집회 '달라진 풍경'…'촛불 따라하기' 논란

입력 2017-02-09 19:18 수정 2017-02-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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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주말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단체 집회가 열리고 있지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촛불집회에서 볼 수 있었던 여러 장면들이, 성격만 달리한 채 그대로 친박집회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늘(9일) 국회 발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아주 유명한 광고죠. 한 돌침대 회사 사장님은 직접 TV광고에 출연해서, "유사품에 주의해달라"며 이마에 스티커를 붙인 채, "별이 다섯개!"를, 외쳤습니다. 세상 어디든, 뭐 하나 대박났다 소문나면, 그걸 고스란히 따라하는 '따라쟁이'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친박단체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이른바 '태극기 집회'도 그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일례로 '캠페인송' 같은 경우가 그렇죠. 그동안 친박단체 집회에선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부르거나, 군가를 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요즘 달라졌습니다. 왜? 애국가·군가 틀어서 사람들 모이겠냐 이겁니다. 특히 촛불집회에서 대중가수들이, 여러 '시국 풍자' 노래를 쏟아내는 걸 보고, 자극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친박집회에서도 전에 들을 수 없었던 '캠페인송', 특히 대통령 찬양가, 헌정곡 같은 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들려드릴 텐데, 제목이 '봉황의 눈물'이라는군요.

[노래 '봉황의 눈물' (자료출처 : 박사모 커뮤니티) : 저 멀리서 환희같은 서광이 비춰지니 접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아올라라, 울지 마라 잊지 마라, 너는 봉황이란 걸~]

슬로우 트로트 곡인데, 여기서 봉황! 봉황도 새죠.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을 뜻하는 겁니다. 그래도 이 노래, 얼마 전 소개해드렸던 '대통령 찬양가', "처엉렴 결브웩 깨끗한 대통령~"보다는 완성도가 높지 않나, 조심스럽게 평가해봅니다.

촛불집회가 지난 연말, '송박영신'이라고 집회 타이틀을 정하니까, 친박단체도 부랴부랴 '송화영태', 촛불 보내고 태극기를 맞이한다, 라고 했습니다.

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앞까지 행진 벌이자, 친박집회도 언제부턴가 도심행진을 펼치기 시작했던 겁니다. 아시다시피 어르신들이 많은 탓에, 앉은 자리에서 죽 진행되는 경우가 보통이었잖습니까.

이제는 '유모차'까지 따라합니다. 이건 정말 극적인 변화인데요. 예전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때, 엄마들이 노란리본 달고 유모차 끌고 나왔더니, 친박단체! 이런 주옥같은 말씀을 하셨더랬죠.

[김순희/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상임대표 (2014년 5월 13일) : 젖먹이 아이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정신 나간 부모가 진정 아이의 부모라 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주변에서 하도 "어르신들만 온다" "가족단위로 오는 촛불집회랑 비교된다" 그러니까 "두고봐라, 2월 4일 주말집회 때 사상 최대 규모의 '유모차 부대'가 나올 거다" 예고했던 겁니다.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하면서 지켜봤죠.

그랬더니 나오긴 나왔는데, 부대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숫자였고, 이상하게도 유모차를 이렇게 감싸고 있더란 말이죠. 그리고 옆에 서있는 아이들 봐도, 유모차 탈 나이는 아닌 것 같고요. 물론 전 믿고 싶습니다만, 일각에선, '유모차 안에 애들이 있긴 있는 거냐'고, 궁금해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평소 안하던 걸, 남들 본따서 따라하다 보면, 아무래도 어색할 때가 많습니다. 남의 것을 억지로 취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더 강조하는 게 낫죠.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친박집회 '촛불 따라하기' 논란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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