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48) 전 대표를 재소환한다. 리 전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오는 7일 오전 9시30분께 리 전 대표를 다시 소환해 조사한다고 6일 밝혔다.
리 전 대표는 지난 2005~2010년 옥시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는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수사팀은 리 전 대표를 상대로 제품 판매 과정에서 인체 유해 가능성을 알았는지,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허위 표시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리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 민원 내용을 보고받고도 판매를 강행했는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2001년부터 옥시 홈페이지 고객 상담게시판에 가습기 살균제 후유증에 관한 글 수백 건이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다. 주로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호흡이 힘들다'는 등의 호소 글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구속된 옥시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리 전 대표의 범행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를 구속하면서 검찰은 리 전 대표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검찰은 리 전 대표를 불러 15시간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날 리 전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기 전 한국말로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미리 검찰청사 앞에 나와있던 이 사건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측 관계자들이 사과를 촉구하며 리 전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는 등 몸싸움을 벌어기도 했다.
한편 거라브 제인(47) 전 대표를 포함해 옥시 외국인 소환 대상자 6명 중 3명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제인 전 대표와 이들을 상대로 이번주 중 이메일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