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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식 없어 성희롱 당한 것"…교육현장 속 성차별

입력 2018-12-25 21:04 수정 2018-12-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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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댕기머리 한 남학생들과 중절모를 쓴 선생님이 있지요. 1896년, 우리나라 교실에 여성은 없습니다. 1935년 등굣길에도 짚신을 신은 남학생들만 있을 뿐, 여학생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건 '여성'으로, 운동을 하고 바깥 일을 하는 건 '남성'으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교과서 삽화를 보면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양성평등' 의식이 많이 반영됐지만 성 역할을 구분짓는 내용은 남아있습니다. 교과서 밖인 교육 현장도 그렇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공공기관 폭력 예방 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올해 대구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직무연수 영상입니다.

["성희롱은 도대체 왜 발생하는 건가요?"]
["여성은 스스로 여성성을 강조하고 사회적 책임을 갖지 않으려 하죠. 적극적인 직업의식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성희롱 발생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내용입니다.

13년 전 폐지된 법률을 인용하거나 개정된 법률을 예전 법률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호신술을 익혀두는 것도 좋겠죠?"]

[이현혜/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연구개발센터 교수 :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이란 표현부터 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논란이 일자 영상을 배포한 연수원은 해당 과정을 폐쇄했습니다.

[대구광역시교육연수원 관계자 : 전체적으로 검토를 하긴 하지만 꼼꼼하게 검토가 안 된 부분은 있죠.]

서울시의 청년 대상 일자리 교육에 사용된 교재입니다.

남성에겐 손톱이 길지 않은지 입냄새는 없는지, 안경이 깨끗한지 등을 묻습니다.

그러나 여성 체크리스트엔 액세서리나 립스틱 색상 등이 적합한지를 묻습니다.

결국 성차별적이란 민원이 제기돼 지난달 교재 사용이 중단됐습니다.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현장도 있습니다.

지난 달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선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직업인 특강에 여학생들만 신청하도록 제한했습니다.

교육부는 내년에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의식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현장 곳곳에 퍼진 성차별적 인식을 개선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화면제공 : 금성출판사 티칭허브 < 삽화로 보는 시대 문화 컬렉션 >)
(영상디자인 : 박지혜·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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