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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도, 도주…고속버스 기사들 왜 이러나

입력 2012-01-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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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도, 도주…고속버스 기사들 왜 이러나


설 연휴를 앞두고 고속버스 기사들이 잇따라 대형사고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행태를 보이면서 버스 이용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6시 50분께 서울에서 대구로 향하던 고속버스가 충북 괴산휴게소 정차한 뒤 한 승객이 "기사가 귀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울다가 웃기도 하는 등 이상하다"면서 고속도로순찰대에 신고했다.

이 버스에는 승객 26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버스 운행 도중 불안에 떨다가 버스가 괴산휴게소에 잠시 머물자 모두 내렸고 문제의 운전기사는 이후 계속해서 버스를 몰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순찰차 5대를 동원해 고속버스를 추격하며 정지명령을 내렸으나 운전기사는 혼자 버스를 몰고 계속 도주했으며 오후 8시10분께 김천분기점 부근에서 경찰이 순찰차로 버스를 에워싸자 이윽고 차를 멈췄다.

이 과정에서 운전기사는 버스 앞에서 서행하던 순찰차를 2차례나 들이받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운전기사는 술은 마시지 않고 마약검사에서도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으나 조사과정에서 특정 종교 이야기를 하며 횡설수설하고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 0시 30분께 서울을 떠나 안동으로 가던 한 고속버스에서는 운전기사가 갑자기 기절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버스 안에는 7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강원도 원주의 치악휴게소를 3㎞ 가량 앞두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쓰러지자 버스 승객이 기사를 옆으로 끌어낸 뒤 운전석에 앉아 3분 가량 버스를 몰아 치악휴게소까지 무사히 이동시켰다.

마침 휴게소 근처에서 발생한 일이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고속버스 기사들의 불안한 운전 행태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신체검사에서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문제를 일으킬 만한 고속버스 운전기사를 미리 알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운전기사들은 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하는 운전 적성 정밀검사와 신체검사 등을 통과하면 고속버스 운전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결함 외에 정신적인 문제나 고령으로 인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병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사실상 알아내기 힘들다는 게 교통당국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현행법상 버스 1대가 하루 최대 910㎞까지 운행할 수 있게 돼 있어 운전기사들의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의 한 담당자는 "최근의 고속버스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유감스럽다"면서 "지역 각 버스업체에 운전기사의 건강검진과 관련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으며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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