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조류 인플루엔자(AI)' 차단을 위해 시내 농가가 사육하고 있는 닭과 오리 910마리를 전량 수매한다. 인체 감염에 대한 시민 불안 해소 차원에서 야생조류와 야생고양이 폐사체를 수거해 AI 감염 검사도 실시한다.
서울시는 4일 오후 2시 기자설명회를 열고 "AI 조기 종식과 시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 방역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지난해 12월17일 휴장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열흘 이상 추가 '양성' 발생 없이 관리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초기 황새마을에서 사육 중인 황새 2수(지난해 12월16~17일)와 노랑부리저어새 1수(12월24일 폐사) 등 총 3마리에서만 나타났고 4일 현재 모든 조류사 분변과 점막시료를 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와 방역 관계기관이 서울대공원 상황을 검토한 결과 '현재까지 황새마을외 추가 전파는 없고 관리 가능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발생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은 황새마을을 2중 차단막과 출입자 전용 소독기를 설치해 타 조류사로 질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매일 3회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사육 직원은 일주일간 교대로 동물원내에서 숙식 근무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야생 조류와 접촉 차단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16일부터 한강 야생조류 탐조대와 탐방로 등 4개 생태공원을 폐쇄하고 매일 소독과 예찰 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한강과 한강 지천에서 살고 있는 야생 조류의 AI 감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서식지에서 분변을 수거해 AI 검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1135점을 수거해 검사했으나 고병원성 AI는 검출되지 ㅇ낳았다.
서울시는 경기 포천시에서 야생 고양이(길고양이)가 AI에 걸린 야생 조류를 먹고 AI에 감염된 것과 관련, 인체 감염에 대한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야생조류와 고양이 폐사체를 수거해 AI 검사를 실시한다. 지난 1일 성북구에서 신고된 길고양이 폐사체는 1차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지난 3일 기준 길고양이 5마리와 야생조류 27마리 등 32마리의 폐사체를 수거해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야생조류나 고양이 폐사체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거나 접촉하지 말고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 또는 서울시 AI 재난안전 대책본부(02-1588-4060)로 신고할 것을 부탁했다. 단 야생 조류와 접촉할 가능성이 없는 가정에서 키우는 고양이나 개는 AI 감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H5형 AI가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옮긴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없다"며 "미국의 동물보호센터에서 근무하던 수의사가 고양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밀접 접촉해 H7N2형 저병원성 AI에 감염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도 입원이 필요할 정도가 아니었고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30일 전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를 대상으로 AI 인체 감염 대책반을 구성하고 운영 방법 등 인체 감염 대응 매뉴얼을 교육하는 등 대응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서울시는 AI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자 자가 소비용으로 기르고 있는 닭, 오리에 대해서 시 예비비를 지원해 전량 수매할 예정이다. 서울시에는 59가구가 910마리의 닭과 오리를 기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소규모 사육 가구에 방역 용품을 지원하고 전담 공무원이 매일 전화 예찰한 결과 현재 특이 사항이 없으나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AI 발생이 지속되고 있고 소규모 시설이 방역 수준이 낮아 AI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의견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서울시는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행위제한구역에 가금 사육시설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자치구 공원 관리 부서를 통해 불법 가금 사육시설 현황을 파악하고 위반사항에 대한 고발과 철거 등 적극적인 행정 집행도 시행해 AI 발생 위험이 있는 가금류 사육을 차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최근 계란 수급이 줄면서 가격 폭등으로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동네 빵집 등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해 긴급 경영자금도 지원한다. 올해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게획에서 긴급 자영업자금으로 600억원을 편성해 업체당 5000만원 이내에서 연 2%로 지원한다. 계란 수급 불안을 틈타 불량 계란이 유통되는 것을 막고자 시구 합동 단속반을 편성해 유통 점검도 착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국적으로 AI 발생이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에 서식지인 한강지역은 물론 중랑천 등 한강의 지천일대 등 1일 1회 이상 방역소독 및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도 당분간 야생조류 서식지 방문을 자제하고 가급적 가금류와 접촉을 피하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