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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수액주사 맞으면…' 정말 피로 풀리나?

입력 2015-12-03 22:25 수정 2015-12-0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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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를 시작하겠습니다. 어제(2일) 서울의 다나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고 C형 간염에 걸린 환자가 77명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물론 주사기 관리가 잘 안 돼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만큼 수액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게 과연 괜찮은 건가' 걱정도 커졌고, 또 과연 이거 맞아서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이게 더 궁금하다는 말씀들도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 여러 전문가에게 들은 이야기 바탕으로 수액주사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요즘 내과뿐 아니라 피부과, 성형외과에서도 수액주사 놔주는 곳이 많다면서요?

[기자]

예전부터 과음을 했다거나 해서 피로할 때, 감기에 걸렸을 때 내과에서 흔히 링거라고 하는 수액주사를 놔주는 곳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특정 성분을 수액에 첨가해 놔주는 게 유행입니다.

비타민을 넣은 비타민주사, 마늘 성분인 알리신을 넣은 마늘주사, 미백효과가 있다는 백옥주사에 신데렐라주사, 감초주사, 아이언맨 주사 등등 종류도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앵커]

아이언맨 주사는 뭔가요? (아이언맨 주사. 아이언을 넣어서, 남성들에게 활력을 불어준다는 그런 주사입니다)

[기자]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한번 맞는데 5만원 정도 하는데 10명씩 할인받아 공동구매를 하는 등 인기가 상당합니다.

[앵커]

지난 여름에 메르스 사태 한창때도 그게 예방을 해 준다고 해서 맞는 경우도 있었잖아요. 그게 맞나요?

[기자]

그렇게 해서 효과가 과연 있느냐, 그때도 의문이 나왔었는데요.

일단 일반 수액의 경우 주성분이 포도당, 아미노산 등입니다.

그런데 피로하거나 감기 기운 있을 때 이게 효과가 있느냐,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슷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명승권 의사/가정의학과 : 그냥 하이드레이션이라고, 수분을 보충하는 거죠. 빠른 시간 안에. 수분이랑 전해질, 일부 당분, 포도당이 들어가는 거죠. 한마디로 도움이 안 되는 건데, 탈수가 심한 사람한테 도움이 되긴 해요. 그 이외에는 입증된 바가 없어요.]

보통 수액주사 다 맞는데 한두 시간 정도 누워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충분히 휴식이 되고, 그래서 뭔가 기분상 치료가 된 것 같이 느끼는 이른바 플라시보, 즉 위약효과가 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보통 영양제라고 하는 수액주사엔 밥 반 공기 정도의 열량이 있습니다.

제대로 밥 한 끼 잘 먹고 잘 쉬는 게 낫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의사들 같은 경우에, 예를 들면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서 수액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던데 의사들이 그런 거니까 틀린 거 아니지 않나요?

[기자]

저도 그 부분 들어본 적이 있고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근거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몸속에서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필요한 게 결국 물과 당인데, 포도당 수액의 경우 이 두 조건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정말 부족한 수련의의 경우 회식 후 포도당 수액을 맞는 경우가 있다고 하고요, 또 속이 다 뒤집혀서 물도 삼키기 힘들게 된 경우 수액주사를 맞으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습관이 되면 또 좋을 게 없다는 게 전문가 이야기였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정혜진 의사/36.6도씨 의료생협 : 우리가 보통 링거를 맞는다, 수액을 맞는다는데 많이 익숙해져서, 이것에 대한 위험성에 굉장히 둔감할 수 있는데. 일단은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입으로 먹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 입으로 먹을 수 있는 사람에게 굳이 경정맥으로 주려면, 굉장히 빠르고 뭔가 신속한 처치가 필요할 때가 아닌 이상은 사실 필요는 없거든요.]

[앵커]

사실 입으로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주사 맞을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액주사 맞아야 될 정도로 술 마시는 것도 좀 문제가 있어 보이고요. 앞서 얘기했던 마늘주사 같은 기능성 주사들 있잖아요. 아이언맨 주사까지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그런 건 어떻습니까?

[기자]

요즘 가장 대표적인 게 비타민주사인데, 비타민B1이나 비타민C에 항산화기능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한 하루 비타민C 섭취량이 45㎎입니다.

국내에 있는 기준도 100mg도 넘지 않는데요.

그런데 시중 고용량 비타민주사의 비타민 용량은 1만㎎이나 됩니다.

그래서 이걸 굳이 수액으로 맞는 건 불필요한 양의 종합비타민을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도 의사들은 했는데, 다른 수액주사 경우에도 과학적으로 아직 검증이 안 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피곤할 때 커피 마시면 잠시 피곤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끼듯, 수액 역시 단기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결국은 잘 쉬는 게 장기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있었습니다.

[앵커]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을 해서, 이것을 맞았을 때 몸에 안 좋을 수도 있나요?

[기자]

사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맞아서 별 도움도 안 되지만 또 심각하게 해가 될 것도 없다고는 합니다.

다만 이번 다나의원 사태처럼 관리가 부실할 경우 다른 질병에 감염될 우려도 있고, 고혈압 환자라면 심혈관에 부담을 줘 증세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또 예상치 못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당뇨병 환자에게는 고농도의 포도당 수액이 치명적일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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