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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접대? 편법 증여?…윤석열·최재형 나란히 '검증대'

입력 2021-07-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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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야권의 대선 구도가 '윤석열 대 최재형'으로 부각되는 모양새죠. 다만 두 사람의 행보 방식은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관련한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윤석열과 최재형, Y와 J의 발광체 대결이 사뭇 흥미롭습니다. '공존과 법치', '변화와 공존'. 두 사람의 '핵심 키워드' 차이 만큼이나, 가는 길이 달랐는데요. 윤석열 전 총장은 '민심', 최재형 전 원장은 '당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마이웨이'를 선언했죠?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제헌절을 맞아 광주를 찾았습니다. 여권의 심장과도 같은 5·18 묘역을 찾아 자유민주주의를 외쳤는데요. 묘비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 17일) :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를 시켜야한다고 생각을 하고 내려왔습니다만… 참배를 하면서 보니까 저 스스로도 아직도 이 한을 극복하자고 하는 그런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울지 마세요!)]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 17일) : 저는 3·1운동, 또 4·19 정신에 비추어서 우리 이 5·18의 정신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이런 숭고한 정신이기 때문에 우리가,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로서 떠받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런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 전 총장의 5·18 묘역 방문. 민주당에선 민감한 반응을 내놨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신성한 묘비에서 더러운 손을 치워라. 악어의 눈물이다" 거세게 비판을 했는데요. "5·18 희생자들을 반란으로 규정한 주체가 검찰"이라며 "묘비를 더럽히는 게 아니라 엎드려 목놓아 울면서 반성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청래 의원도 "비석 만지며 쑈하지 마라" 날을 세웠는데요. 윤 전 총장 측은 포용해야할 비판이다, 받아 넘겼습니다.

[김영환/윤석열 캠프 부대변인 (국민의힘 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그렇기 때문에 거길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반대의 목소리도 들어야 되고 봐야 되고 또 그런 분들을 포용해야 되고, 또 그런 목소리 불식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고 하는 거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발끈한 분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입니다. "같잖은 선민 의식"이라며 "광주를 전세냈느냐" 날을 세웠는데요. "문상 온 손님은 개도 안 문다"며 "민주당과 운동권의 패악스러운 입은 개만도 못하다"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전 의원. 윤 전 총장과는 별다른 연이 없는 상태죠. 그럼에도 꾸준히 윤 전 총장에게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3일) : 차라리 '나는 내 아내가 쥴리였든 아니든 변함없이 사랑합니다'라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씀을 하실 때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으실 거다.]

이언주 차라리 '나는 내 아내가 쥴리었든 아니든 변함없이 사랑합니다'라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씀을 하실 때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으실 거다 민주당의 비판, 정작 윤 전 총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깁니다. 내일은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을 예정인데요. 이번에도 중도층에 초점을 맞춘 듯합니다. 2·28 기념탑을 참배한 뒤, 2·28 민주운동 주역들을 만난다고 하는데요. 2·28 민주운동. 이승만 독재정권과 맞선 항거였죠? 내일은 어떤 메시지를 낼 지, 자못 궁금합니다. 윤 전 총장이 광주를 찾은 그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뒤 첫 외부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습니다. PK는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데요. '당심'에 방점을 찍고, 당원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지난 17일) : 우리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렇게 비 가운데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 구석구석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며 정말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한 것 저에게는 굉장히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당심을 얻어, 지지율의 벽을 넘겠다는 복안인 듯한데요. 아무래도 오세훈 서울시장을 롤 모델로 삼은 듯싶습니다. 오늘 오 시장을 만나 '역전 드라마'를 보고 감동했다, 역시 고수다, 한껏 치켜세웠는데요. 오 시장도 "이제 당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 화답을 했습니다. 최 전 원장, 일단 마의 지지율 5%는 넘겼는데요. 이걸론 충분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입니다. 적어도 지지율 10%의 벽은 넘어서야 한다는 겁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본인이 어떤 비전을 보여주거나 지지율을 최소한 10% 이상 끌어들이지 못하면 아무도 안 붙습니다. 거의 혼자 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현 변호사님 말씀대로 10%대로 툭 치고 올라간다고 한다면 탄력이 붙을 수가 있죠. 그래서 아마 이번 주, 다음 주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아마 분수령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최 전 원장의 아킬레스 건.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 임기를 중도에 포기했죠. 이를 설명할 대선 출마 명분이 약하다는 건데요. 이른바 '핍박론'이 먹힐 지는 의문입니다. 민주당은 핍박이 아니라, 견제였다는 입장입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최재형 감사원장 임용할 때 이 정권이 입이 침이 마르도록 정말 칭찬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 분들 모셔다가 이 정권의 아픈 부분을 손대니까 올바로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하니까 탄압하고 이분들 못살게 한 거예요. 그래서 우선 여당이 이분들 이제 대권 주자이기 때문에 비난을 하는데 비난하기 전에 여당의 잘못부터 고해성사를 하고…]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최재형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선 주자끼리 견제 목소리 나올 거예요. 그러면 이제 또 탈당하셔야죠. 그런 견제도 못 받아들이실 거예요. 저런 논리로라면 그건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정치적인 건 훨씬 더 강할 거예요. 저는 그 예를 들면 홍준표 대표님이나 이런 분들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가는 길은 다르지만, 검증의 칼날을 피하기 어렵다는 건 똑같습니다. 오늘, 나란히 검증 기사가 떴는데요. 윤 전 총장은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에게서 골프 접대와 향응,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겨레 보도인데요. 조 전 회장의 2011년 일정표에 '윤검', '윤검사'가 등장한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윤 전 총장과 함께 골프를 치고, 만찬을 한 증거라는 겁니다. 또, 설날과 추석 선물 명단에 '윤석열'이란 이름이 등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은 즉각 '악의적 오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식사나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일정표상 골프를 쳤다고 단정한 2011년 4월엔 저축은행 비리 수사로 바빠, 골프를 칠 여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최근 10년간 조 전 회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도 주장했는데요. 한겨레의 오보 사례까지 거론하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조남욱 전 회장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윤 전 총장과 여러 차례 골프를 함께 하고 그에게 명절 선물이나 만찬 등의 접대를 했다는 달력 기록과 선물 리스트가 확인이 됐습니다. 특수부들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범죄 혐의가 있다라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대검 중수부는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타워였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이런 것이었습니까.]

최 전 원장은 2018년 자녀에게 전세를 준 아파트가 문제가 됐습니다. 경향신문 보도인데요. 전세가 6억 원에서 8억원 사이인 목동 아파트를 시세보다 싼 1억 2천만 원에 빌려줬다는 겁니다. 편법 증여 가능성을 제기한 건데요. 최 전 원장은 반전세로 100만 원씩 월세를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딸이 사용한 방이, 전체 4개 가운데 2개 뿐이라 월세를 더 싸게 받았다고 합니다. 감사원 공관에 기존 집기를 가져갈 수가 없어서, 방 2개에 쌓아놓고 갔다는 겁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 감사원장 공관에는 이미 중요한 가구들이나 가전제품들이 이미 다 있는 상태여서 저희 집에 제가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임대 줄 형편이 아니었는데 제 둘째 딸이 마침 조그만 아파트에서 전세 살고 있었기에 집을 비워 둘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그러면은 제가 살던 집에 들어와서 사는 게 어떻겠냐.]

민주당에선 이 역시 문제삼았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상식에 비춰도 믿기 어려운 것이 감사원 공관은 건물 연면적만 152평(실제는 126평)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입니다. 그런 공간에 가구를 둘 장소가 없어서 원래 살던 집에 가구를 두고 갔다는 주장은 믿기에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원장은 사정기관의 최고위공직자 신분으로서 누구보다도 도덕적으로 엄격해야 합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사에 아들 부부를 함께 살게 해 '관테크' 논란이 불거졌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문득 떠오르긴 합니다. 검증과 해명. 대선 후보들의 숙명이죠? 아마 기억력이 좋아야 할 겁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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