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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5시간 새 100배 증식…'식중독 주범' 살모넬라균 추적

입력 2021-09-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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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밥집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터지면서 김밥 먹기 망설여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밥 포비아'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입니다.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모두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분명한 사실은 식중독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는 점인데요. 그렇다면 이 균은 어디서 온 걸까요?

윤재영, 서준석 두 기자의 크로스체크에서 추적해봤습니다.

[기자]

서울 한 시장의 점심시간.

점점 빈 자리를 채워가는 다른 식당과는 달리 유독 김밥집이 한산해 보입니다.

[김밥집 상인 : 원래 지금(시간이) 성수기라, 줄 서 있을 시간인데 그게 없어진 거예요.]

다른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김밥집 상인 : 심각해요. (어느 정도나 줄었어요?) 전에 비해서 4분의 1, 5분의 1 (정도.)]

이렇게 '김밥 포비아'가 퍼지면서 식재료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도 생겼습니다.

[김밥집 상인 : 예민하죠 손님들. (뭐라 하시나요?) 뭐 지단 같은 거 어떻게 관리하나…]

[김초롱/경기 성남시 분당구 : (제가) 문제가 일어난 곳 근처에 살고, 심지어 거기서도 먹고 해서… 그 뒤로 많이 불안했죠. 그 뒤로는 김밥을 가족들과 안 사 먹고 있어요.]

경기도 등 여러 지자체는 식중독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비세척란이 식중독 원인으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균이 어디에서 검출됐나요?) 도마랑 행주… 달걀을 이렇게 담아 놓는 통 같이 이렇게…]

가정용 달걀은 전문시설에서 검수와 세척을 거치도록 제도가 정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음식점엔 비세척란이 유통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닭의 분변에 있던 살모넬라균이 계란 등에 묻어 김밥 조리 과정에 섞였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실제 지난 5년간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5000여 명의 65%는 달걀 등 난류와 그 가공식품을 먹은 뒤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역학조사가 아직 다 이뤄지지 않아 다른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국내 양계업계는 "태국·미국 등 해외 수입 계란의 안전성을 살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확인된 것은 이 김밥을 먹은 환자들의 몸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는 겁니다.

문제가 된 살모넬라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김밥입니다. 이 김밥에 살모넬라균 약간을 묻힌 뒤 상온에 다섯 시간을 두면 얼마나 증식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살모넬라균은 5도에서 45도 사이의 광범위한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합니다.

살모넬라만 따로 떼어내 5시간 동안 상온에 두면 보통 100배 이상 불어납니다.

[육현균/국립한국교통대 식품공학전공 교수 : 왼쪽에 있는 건 한 100마리 정도 있다라고…상온에서 5시간 정도 놔둔다면 이 정도로 자랄 수가 있죠.]

살모넬라균 실험 과정에서 취재진은 다른 위험 요인도 발견했습니다.

바로 대장균군입니다.

김밥을 썰어 살모넬라균 10에서 100마리 정도가 든 원액을 묻혀봤습니다.

이후 25도 상온에서 다섯 시간 두고 김밥을 으깨 균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살모넬라균이 나타내는 검은색이 아니라 노란색 물질이 배지를 뒤덮었습니다.

대장균군입니다.

인위적으로 묻힌 살모넬라균보다 원래 시중에 파는 김밥에 있는 대장균군이 훨씬 강하게 증식한 겁니다.

[육현균/국립한국교통대 식품공학전공 교수 : 끝에서부터 10배, 100배, 1000배, 1만배 희석한 건데 최종적으로 10만배 정도 희석한 겁니다. 균수로 봐서는 10만마리 이상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대장균은 병원성을 가진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장균이 동물과 사람의 분변에서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식품 위생의 지표로 쓰인다고 말합니다.

[육현균/국립한국교통대 식품공학전공 교수 : 대장균군이나 대장균이 많이 나왔다는 건 아무래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됐단 걸 얘기드릴 수가 있습니다. 대장균이 오염된 식품이라고 하면 그 식품의 분변에 있는 다른 식중독 균이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여러 재료가 들어가고 손으로 말아 만드는 김밥은 손 위생과 도구를 통한 교차오염을 막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달 식약처가 김밥 등 분식집 4880여 곳을 점검한 결과 51곳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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