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1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그의 입으로 모아지고 있다.
일단 안 원장의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출마 입장 표명일이 시기적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인 만큼, 민주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민주당과 후보단일화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 이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당정치를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 주변의 한 인물도 "안 원장이 `민폐'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경선 이후 출마 선언을 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줄기찬 네거티브 검증 공세에 대한 정면 대응과 지지율 하락 현상 등을 겪으면서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안 원장 측은 "안 원장이 그동안 충분히 생각해온 상황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언론에) 전하도록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가져 온 각계 인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어느정도 결심을 굳혔고 정치권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표 시점'을 이날 언론에 전격 공개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 원장 측은 공식적으로 출마 여부에 대해 "안 원장이 당일 밝힐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주말에 가족회의를 열어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말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안 원장의 이날 결심은 정치권 장외 인사임에도 대중적 지지를 통해 정치 참여 요구에 내몰린 이후 일련의 장고 과정이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지난 1월 미국 출장길에 정치참여 고민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후 5월 부산대 경연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면 내가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 7월 17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해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는 "(소통 행보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중에 종합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민영 대변인이 밝힌 내용도 "다양한 분야, 계층, 세대, 지역의 국민을 만나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내용의 연장선상에 있다.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 유 대변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형식과 장소, 메시지는 앞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민주당이 결선투표 없이 16일 대선후보를 선출할 경우 19∼20일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물로 16일 과반 득표 경선 후보가 나오지 않아 23일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이런 일정도 일주일 가량 늦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입장을 밝힐지 대해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콘서트 형식으로 시민과 직접 대화하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형식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기자간담회 등을 열 것을 검토한 바 있다. 어떤 방식이든 그의 출마 관련 입장 표명은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될 것으로 보이는 등 기존 정치 문법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원장은 이 자리를 통해 대선에서 함께할 사람들을 공개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안 원장 주변 인사들은 인적 네트워크 및 정책 대응 능력 등에서 상당히 준비가 된 상황에서 출마 선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이제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이미 일정 부분 출마에 대비해 캠프 및 선거운동 구상에 심혈을 기울여오고, 각계 전문가들도 합류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