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외벌이 가구'의 소득과 소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맞벌이 가구는 그나마 소득이 늘었습니다. 외벌이 가구들의 상대적 빈곤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주찬 기자입니다.
[기자]
항공기 관련 회사에서 21년 동안 근무하다 영업직에 뛰어든 허성훈 씨.
경기가 좋지 않아 수익도 생각만큼 나질 않고, 영업직 특성상 임금도 유동적이여서 고민 끝에 최근 아내가 경제활동에 나섰습니다.
[허성훈/서울 목동 : 첫째 아이가 중학교 3학년 올라갔고 둘째는 5학년이 됐는데 사교육비가 만만치 않잖아요. 그래서 21년 만에 아내와 맞벌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외벌이 가구의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외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1만 6000원. 전년보다 0.6% 감소했습니다.
외벌이 가구의 벌이가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처음입니다.
외벌이 가구의 소득은 해마다 4% 안팎으로 증가해왔고, 2009년 금융위기 여파에도 0.6% 늘었는데, 경기한파의 타격이 외벌이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소득이 줄자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습니다.
외벌이 가구 월평균 소비는 228만1천원. 1.8% 감소했는데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반면 맞벌이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은 555만8천원으로 2.7% 늘었고, 소비 지출 역시 전년 증가율을 훌쩍 넘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취약 계층이 외벌이 가구에 상대적으로 많아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