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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쟁탈전, 올해도 되풀이…동네 의원은 '혼란'

입력 2016-10-28 09:42 수정 2016-10-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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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8일) 밀착카메라는 매해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독감 백신 쟁탈전 들여다보겠습니다. 매해 독감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있는 건데, 왜 반복이 될 수 밖에 없는 건지 보시겠습니다.

박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충북 충주시의회입니다. 지금 시각은 8시 16분 이른 아침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건물 1층에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교복 입은 학생과 어린 아이, 그리고 어르신까지 이곳에 모였는데 어떤 일일까요,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때 아닌 인파는 독감이 유행하기 전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접수증을 받으려는 행렬입니다.

시의회 건물에서 시작한 줄은 바로 옆 시청 건물을 지나 보건소까지 이어집니다.

드디어 오전 8시 반 접종 시작. 주삿바늘만 보고도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겁을 먹은 아이들은 엄마 품을 파고 듭니다.

이러는 사이 접종을 기다리는 줄은 갈수록 길어집니다.

이렇게 접수를 마친 후에 접종실로 이동하면 됩니다. 이 벽에 나와있는 화살표 방향을 따라 벌써 많은 분들이 줄을 서 있는데요. 저희도 따라가보겠습니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이 줄은 저쪽 앞까지 이어집니다.

이렇게 인파가 몰린 건 일반 병원보다 4분의 1 정도 저렴한 가격, 8000원에 예방접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하루 보건소를 찾은 시민만 1600여명.

충주시는 1만 도즈를 준비했는데, 이런 식으로 인파가 몰려 백신은 3일 만에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정부는 이달 초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는 무료 접종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에도 백신이 부족해 곳곳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복환/71세 : 병의원 두 군데 갔는데 없다는데 어떡해. (접종) 대상이 된다고 해놓고 없다고 하면 돈 내고 맞아야지.]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예방 접종 도우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면 65세 이상 어르신이 무료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는 지정병원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서울 도봉구에서 가장 가까운 의료 기관을 검색해 찾아가보겠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알려주는 병원 세 곳을 찾았지만, 남아 있는 무료 백신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해마다 반복되자 질병관리본부는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예방접종 도우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독감백신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백신 보유량이 7개로 도봉구에서 가장 많이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이 병원에 찾아가보겠습니다.

하지만 스파트폰 속 정보와 실제 병원에서 갖고 있는 백신 보유량은 달랐습니다.

[병원 관계자 : 지금 현재 (입원 환자 대상으로) 서너 개 남고 다 소진된 상황이에요.]

이러다 보니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못한 노인들은 남아 있는 무료 백신을 찾아 떠도는 '병원 유랑자'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시민/73세 : 지금 여기까지 하면 두 군데, 세 군데 온 거죠. 내가 아쉬우니까 할 수 없잖아요.]

자치구별로 확보하고 있는 백신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서울 도봉구는 무료 백신이 30여도즈, 중구는 240여도즈가 남아있지만, 강서구는 잔여 백신량이 6500여 도즈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건 현장의 수요 예측이 공급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A 병원 : (요청량의) 반밖에 안 줬어요. 3분의 2정도는 외지에서 일하러 오셨다가 맞으시는 분도 많더라고요.]

노인 대상 무료 접종 사업은 다음달 15일까지인데 재고 백신의 재분배는 지자체마다 다른 사업 일정으로 인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있다 하더라도 제 때 제 곳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신종 감염병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신종플루 사태 등을 겪었지만 정확한 백신 수요 예측 시스템 마련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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