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8%로 13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안 오른 게 없지만, 그중에서도 기름값이 껑충 뛴 영향이 컸습니다. 정부가 이번 달부터 유류세를 더 내렸지만, 소비자들은 그동안 워낙 많이 올라서 이걸로는 체감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시의 한 알뜰주유소로 차량이 줄지어 들어옵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즉각 반영된 이곳의 휘발유값은 리터당 1865원, 세종시 평균보다 69원 쌉니다.
[주유소 관계자 : (손님들이) 내릴 때까지 좀 안 돌아다니고 기다리셨다고. 내리면 가득 넣고 싶어서…]
이렇게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에 차가 몰리는 건 그동안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34.4% 올랐습니다.
여기에 전기·도시요금과 외식비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습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1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뛰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이번달부터 유류세를 10%포인트 더 내렸지만, 체감하기 어렵다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고현진/세종시 새롬동 : 내렸다는 소식만 반갑지 썩 와닿진 않아요. 하도 막 다 오르니까 요즘 어딜 가나 안 오르는 게 없잖아.]
이러자 현재 30%까지 내린 유류세를 더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 역시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후보자 (어제) : 정부 입장에서는 재량의 여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시장 대응은 신속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고 조언합니다.
현재 유류세 안에는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와 부가세 등이 포함돼 있는데, 목적에 안 맞는 세금을 빼내서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겁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제학부 교수 : 그때그때 물가 상승 압력을 해소하는 쪽으로만 갈 게 아니라 항구적으로 조정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거죠. 특히 교육세 같은 게 왜 포함되는지 모르겠어요. 부가가치세, 환경세에 대한 비중도 너무 높은 것 같고…]
인수위가 '서민 물가 안정'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건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기름값을 포함한 물가대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