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을 두고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주민과 한국전력간의 대치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전은 주민들을 왜 설득하지 못하는 걸까요.
김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전력이 울산신고리 원전에서 시작해 밀양을 관통하는 송전탑 설치를 확정한건 지난 2007년 11월.
그로부터 8개월 뒤, 주민들이 사업을 백지화하라며 첫 궐기 대회를 열면서 갈등이 표면화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3차례나 조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지난해 1월, 주민 한명이 분신 자살을 하면서 사태는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주민들은 왜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는걸까?
가장 큰 이유는 전자파 우려 때문입니다.
고압 송전선로가 마을 위를 지나면 전자파로 인해 암 발생이 크게 늘 거라는 겁니다.
[김길곤/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 그 어마어마한 게 들어오면 인체에도 굉장한 해를 끼칩니다. 소·돼지가 수정을 하지 못한다고 할 정도인데요.]
이 때문에 주민들은 송전선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땅 속에 묻는 지중화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한전 측은 난색을 표합니다.
765㎸의 고압이어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단 겁니다.
[이정복/한국전력 밀양대책본부 홍보팀장 : (전압을 낮춰) 지중화할 경우에도 약 12년의 기간과 약 2조7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입니다.)]
일부에선 한전이 사업 초기 홍보와 주민 설득을 소홀히해 갈등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