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터진 지 1년 만에 3대 권력기관인 국정원과 검찰, 경찰에는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수뇌부가 날아가고, 내분에 휩싸이면서, 좀 심하게 표현하면 쑥대밭이 됐는데요.
성화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선거 개입 댓글은 없다' 발표했던 서울경찰청. 그러나 얼마 뒤 부하 직원의 폭로가 나옵니다.
[권은희/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8월) : 중간 수사 결과 발표 행위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했음은 분명하다고 판단합니다.]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수사를 축소,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고 김기용 전 경찰청장도 법정에 증인으로 불려나왔습니다.
이어 수사한 검찰은 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윤석열/전 특별수사팀장(10월) : 야당이 이걸 가지고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나. 정 (수사)하려면 내가 사표 내면 해라.]
[조영곤/전 서울중앙지검장(10월) :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사퇴했고,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 앞에는 중징계가 놓여있습니다.
청와대 검증을 무사 통과했던 국정원 수사의 최종 책임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취임 5개월 만에 혼외아들 의혹이 갑자기 불거지면서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가장 큰 위기를 맞은 건 대선개입 의혹의 장본인인 국정원. 검찰은 원세훈 전 원장만 재판에 넘겼지만, 오히려 법원이 나서 이종명 전 차장 등 간부들까지 법정에 세웠습니다.
이제 국정원은 개혁의 도마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