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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1년…'우한 영웅' 뒤엔 51만원짜리 죽음

입력 2021-03-09 21:14 수정 2021-03-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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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을 한 지 1년이 다 돼 갑니다. 저희 취재진은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확인된 중국 우한을 직접 찾았습니다. 코로나를 극복했다고 선전은 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우한 공항에 도착해 맨 처음 마주한 건 방역 성과 전시관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발원지가 아니라, 이를 극복해 낸 도시란 겁니다.

[디젠신/우한 시민 : 다들 두려웠을 텐데 이렇게 자신을 희생한 게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예비 신혼부부부터 쇼핑센터에 몰리는 젊은이들까지 우한은 조금씩 과거의 일상을 되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의 상처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화난수산물시장.

2미터가 넘는 펜스로 둘러싸여 을씨년스럽습니다.

안경상가가 문을 열었지만 인적은 없습니다.

지난해 넘쳐나는 코로나19 환자를 임시 수용하기 위해 지어졌던 레이션산 병원입니다.

지금은 위험, 출입금지 등의 안내판만 붙여 놓은 채 완전히 폐허로 변했습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의사 리원량.

그가 근무했던 병원엔 정부의 실책을 덮으려는 듯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해 2월 장인, 장모를 한꺼번에 떠나보낸 왕첸 씨.

장모의 흉부 영상에서 폐 섬유화가 발견됐지만 핵산검사를 받지 못해 입원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왕첸/우한 유가족 : 상태가 심각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핵산검사 진단시약이 부족하다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장모는 (집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가 숨진 장모는 중국의 사망자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우한 화장장에서 사망자 통계보다 많은 유골함이 발견된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다시 2주 뒤 뒤늦게 병원으로 옮긴 장인은 홀로 숨을 거뒀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금으로 우리 돈 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마저도 확진 판정을 못 받은 장모 몫은 없었습니다.

[왕첸/우한 유가족 :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정부가 몇몇 공직자들을 해고했지만 국민에 대한 위로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한 우한, 상처가 남은 이들에겐 아직도 봄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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