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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고위직 인사 '군·동기·삼성'…쟁점은?

입력 2014-11-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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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고위직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장관급 2명에 차관급 9명에 대한 인사였는데요,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눈여 볼 대목은 무엇인가요?

[기자]

급수를 떠나서 가장 관심을 크는 인물은 3명입니다.

국민안전처장, 인사혁신처장, 그리고 방위사업청장인데요.

국민안전처장과 인사혁신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관피아 문화를 척결하겠다면서 신설한 기관이거든요.

그리고 방산 비리 관련 얘기가 아니면 뉴스 제작을 못 할 정도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부패가 심각하다고 지적된 곳이 방위사업청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들에 대한 이야기 하나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안전처장에는 군 출신이 발탁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관급인 국민안전처장은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낸 박인용 전 해군 대장이 중용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일어난 후 나라가 어수선하니 마음을 다잡는다면서 매일 10km씩 걸었다고 하는데 9월까지 모두 2000km를 걸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현역 시절에는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조국을 위하여' 등의 구호를 써놓고 절에서 108배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사 배경에는 해상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건 후속이라서 바다를 잘 아는 사람이 수장이 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하는데, 능력이 있다면야 누구라도 상관 없이 좋겠습니다만, 끊임없는 내부 사건 사고로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군이 국민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처장을 보좌할 차관도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이성호 현 안전행정부 2차관이 내정됐습니다.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의 군 사랑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인데요.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외교안보실장에 김장수, 김관진, 초대 국장원장에 남재준, 경호실장 박흥렬, 그리고 안전의 수장이라고 하는 국민안전처장까지 모두 군 출신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이들의 별을 모두 합치면 몇 개인 줄 아시나요?

20개입니다. 집권 3년차 국가 핵심 수장이 모두 군 출신이 된 것입니다.

야당에선 국민 안전과 안보도 구분 못하느냐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으로 눈 여겨볼 자리가 바로 방위사업청장인데요, 대통령의 대학 동기가 발탁됐습니다.

[기자]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방산 비리 조직' 수장에 누가 기용될까도 관심이었는데요.

국방과학연구원 출신 장명진 수석연구원이 발탁됐습니다.

1952년생으로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인데요, 바로 대통령의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학번 동기동창에게 맡긴 셈이 됐습니다.

[앵커]

대통령과 동기동창 이라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학시절 두 사람이 친했나요?

[기자]

두 사람은 대학 3, 4학년 때 2인1조 실험 파트너였고, 매일 도시락도 같이 먹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이 도시락을 싸왔는데 잡곡밥이나 나물 반찬 등 다른 하숙생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 놀랐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도 한 번 소개한 일화인데요, 박 대통령이 대학시절 실험 파트너였던 장 내정자가 당시 ROTC 교육이 있어 늦게 돌아올테니 기다려라 한 뒤 밤 10시쯤 혹시나 해서 실험실에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학생들은 다 돌아갔는데, 박 대통령은 남아있더라는 겁니다.

물어보니 박 대통령이 "네가 기다리라고 하고 약속했기 때문에 기다렸다"고 해 놀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장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 업무차 국회를 방문했을 때 잠깐씩 국방과학연구소 현안을 함께 고민했을 뿐이라며 다른 인연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선 지대지 미사일 담당이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78년에는 유도미사일 백곰사업을 추진했다고 했습니다.

백곰이란 이름도 직접 지었다고 하고요.

무엇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정을 가지고 세운 곳이기도 하죠, 박 대통령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산하기관 연구원 출신이 비리 조직으로 원성을 사고 있는 조직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나 윤진숙 전 해수부 장관이 산하기관 출신인데,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관피아 문화를 척결하겠다고 신설을 약속했던 인사혁신처장에는 민간 출신을 기용했네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삼성전자 인사전무를 지낸 이근면 삼성 광통신 경영고문을 데려왔습니다.

공무원들이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다 해먹는 '관피아 문화'를 척결하겠다는 세월호 후속 조치의 하나인데요.

공무원 인사채용시스템 손봐서 그거 없애라는 자리니까 민간 인사전문가를 발탁한 것은 신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삼성에서 밑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인사 전문가여서 현장 경험도 많고 아이디어도 풍부하다"고 전했는데요.

이 내정자가 지난 대선 캠프에서 일하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낸 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얼마나 소신있는 개혁을 추진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삼성이라는 특정 대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계속 따라다니는 건 어쩔 수 없을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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