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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석 전 장관 "5·24조치는 실패…북 압박보단 중국만 유리"

입력 2014-10-06 21:47 수정 2014-10-06 22:40

"여당 내 5·24 해제 목소리…변화 조짐"

"북, 지금와서 천안함 언급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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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 5·24 해제 목소리…변화 조짐"

"북, 지금와서 천안함 언급하지 않을 것"

[앵커]

지난 주말부터 오늘(6일)까지 세간의 가장 큰 화제는 역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북한 실세 3인방의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특히 북한 내 권력서열 2위라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남기고 간 '대통로' 발언은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려 놓기도 한 모양새입니다.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과연 기대만큼 술술 풀려갈 수 있을 것인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래간만입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오래간만입니다.]

[앵커]

북한의 실세 3인방의 방문이 아무튼 파격적이었습니다. 예상을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해석은 여전히 좀 분분합니다. 왜 왔는가.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글쎄요. 몇 가지 목적을 같이 갖고 있었던 거 아닌가, 이렇게 추정을 합니다. 물론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마는 우선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에 북한 선수단이 어떻게 보면 남북 갈등관계니까 적진인데, 적진인 인천에 와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그랬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가 선수단의 노고를 갖다가 직접 자기의 최측근 인사들을 보내서 격려한다. 이런 대내용 측면이 하나 있을 것이고요. 또 하나는 이미 많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남북관계에서 이제 좀 뭔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거. 마지막 하나 더 있다면 아마 대외적으로 북한이 지금 상당히 이미지가 부정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기들이 이렇게 대남관계 개선에도 의지가 있고 유연성이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외부세계에 보다 양호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만나지를 않았습니다. 못 한 건지 안 한 건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일단은 북한 쪽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박근혜 대통령께서 만날 용의가 있었다는 점을 청와대가 밝힌 것. 그게 좀 특이합니다.]

[앵커]

그건 분명히 이쪽에서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뭔가 청와대에 와서 풀어놓을 것이 있으면 만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만나겠다고 순수하게 이야기한 거라고 받아들입니까? 아니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일단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부 당국자들이 알고 있겠습니다마는 어쨌든 간에 북한에서 만나기에는 시간이 좀 짧다든가 여러 가지 해서 만나기 어렵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만날 용의가 있었다고 말씀을 했다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자신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아닌가. 다만 북한 입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한테 나름대로 제안할 수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거겠죠. 그 메시지를 특별히 갖고 오지 않았던 것 아닌가. 또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에게 특별하게 제안할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까 결국 만남 자체에 대해서 북한 쪽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핵심은 5.24조치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5.24조치에 대해서 우리 당국이 좀 완화된 조치를 내놓을 것이냐, 아니면 오늘 통일부는 일단 원칙대로 간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북한 측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것이 선결조건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어떻게 될 거라고 봅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5.24조치는 아마…북한이 지난 4년간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 자기들이 북침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런 주장을 바꾸거나 거기에 대해서 사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됩니다. 이런 점에서 5.24조치를 해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북한하고 협상해서 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5.24조치가 그 조치로 인해서 남은 여러 가지 효과나 이런 것들이 우리 국익에 부합했는지, 그 정책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보면서 결정해야 되는 거지. 아마 북한 쪽을 보고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하고 뭔가 우리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간다는 그런 나름대로의 결심을 박근혜 대통령이 하셨다면 그건 정치적 결단으로써 5.24조치를 푸셔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거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논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쉬운 작업 같지는 않거든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런데 과거에는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그러면 어떤 정치적인 입장이라고들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요. 요즘은 여당 안에서도 여러 분들이, 지도부에서 5.24조치 해제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말씀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리고…]

[앵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거에는 반대의견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고 해야 되지 않냐는 의견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는 것이죠.]

[앵커]

예를 들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표현이야 어찌 됐든지 간에 언급을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입니까? 아니면 그 표현의 수위가 관건입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북한이 지난 4년간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말을 안 해 왔는데, 아니라고 부정해 왔는데 지금 와서 제가 볼 때는 그걸 가지고 어떤 언급을 한다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앵커]

그러면 그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5.24조치를 해제할 경우에 한국 내 또 많은 반대론자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 문제는 결과적으로 5.24조치를 계속 지속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5.24조치를 해제하는 것이 국익에 현재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른 것 아니겠습니까?]

[앵커]

그럼 이 전 장관께서는 만일에 해제해야 된다는 편에 서신다면 왜 국익에 그것이 부합이 됩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4년간 5.24조치를 취해 왔지 않습니까? 그 정책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5.24조치를 통해서 북한을 압박을 하고 북한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려고 그랬는데 북한이 이미 많이들 얘기하신 것처럼 그에 의해서 압박을 받아서 고통을 받은 게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서 모든 걸 다 모면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5.24조치가 실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앵커]

그걸 반대로 얘기하면 북한은 중국과만 교통하면서 결국은 여러 가지 고립된 상태를 더 가져왔고 결과적으로도 예를 들어서 남북 경협이라든가 물론 금강산…개성은 살아 있기는 합니다마는 손해 본 측면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올 텐데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북한이 5.24조치로 인해서 손해 본 측면이 없지 않겠죠, 당연히. 다만 문제는 우리가 북한이 그 고통을 받아서 정책을 변화시키기를 바랐던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지금 5.24조치 이후에 북한은 지금 중국하고 경제협력을 통해서 교역 규모만 해도 과거에 2008년이나 2009년에 서방세계를 포함한 전체 교역액보다 훨씬 더 많은 교역을 중국과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북한이 고립되어 있다고 얘기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사실 고립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통일부는 기존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먼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건 어떤 시그널로 봐야 됩니까? 그러면 대통령이 얘기한 것과 통일부가 얘기한 것이 굳이 따지자면 편차가 있는데 그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지금까지 우리 박근혜 정부에서의 대북정책을 움직인 핵심이 그다음에 그걸 움직인 동력이 통일부였는지 청와대였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라고 보는데요. 대통령 말씀이 제일 중요한 거죠.]

[앵커]

그러면 지금 통일부가 한 얘기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저는 대통령 말씀이 만약에 5.24조치 해제를 포함한 전향적인 그런 남북관계를 그려가야 된다는 걸 갖다가 말씀하셨다면 통일부의 얘기는 조정이 되겠죠.]

[앵커]

원론적인 차원에서 하는 것일 것이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예, 통일부가 조정하면. 저도 통일부 장관을 했습니다마는 대통령이 그런 정책적 구상을 말씀했다면 변하겠죠. 다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게 그런 뜻인지를 좀더 지켜봐야 되겠죠.]

[앵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5.24조치를 해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건데.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기를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게 진일보하기는 어렵다고 보신다는 시각인 것 같아서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아니, 5.24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일단은 남북대화가 고위급 접촉이 되면 열리지 않습니까? 그게 열리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무르익었지만 북한이 지금 얘기하는 건 뭐냐 하면 남북대화를 남쪽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든가 이런 식의 북한체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행동을 하면서 하는 건 곤란스럽다. 그러니까 그런 행동에 대해서 자제를 해야 된다고 주장을 하지 않습니까? 아마 그 부분이 정리가 되면 남북대화는 이루어지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남북 간에 입장은 약간 동상이몽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산가족 상봉을 우선시해서 2차 고위급 회담에서도 얘기하겠다는 것이고 아마 저쪽에서는 5.24조치 해제해서 금강산 다시 연다든가 하는 쪽으로 얘기를 하겠죠. 이 간극이 그렇게 쉽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쉽지는 않습니다. 쉽지는 않은데 5.24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남북한간에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는 거죠. 그건 북이나 남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앵커]

인권문제도 요즘 많이 나왔는데요. 개성이라든가 금강산 문제하고 인권은 별개라고 생각하시는 쪽이시죠?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렇죠. 일단 개성공단 문제는 경제협력 문제고.]

[앵커]

동시에 핵문제도 별개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물론 별개의 문제로서 풀어가야 될 상황에 있죠, 지금. 다 연계시켜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니까요.]

[앵커]

사실 금강산을 다시 열어도 그걸 통해서 들어가는 돈이 가령 북의 핵개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액수는 아니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었고요. 또 남북관계 정상화가 오히려 그러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더 도움이 된다라는 쪽으로 의견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마 같은 의견이시리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물론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좀 진행되는 걸 보면서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되면 이종석 전 장관과 얘기 나누겠습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렇게 하시죠.]

[앵커]

고맙습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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