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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영수증 버려주세요"…종이비용 수백억 낭비

입력 2016-03-07 21:52 수정 2016-03-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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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에는 카드로 물건을 사면 문자로 결제 내역을 바로 받아볼 수 있죠. 그래서 지갑만 두툼하게 만드는 영수증을 받지 않은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렇게 버려지는 카드 영수증에 쓰이는 종이비용만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음료를 사고 영수증을 받았습니다. 교환이나 환불이 필요없는 경우에는 이런 영수증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여러분은 이 영수증 어떻게 하십니까?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손님들이 카드영수증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봤습니다.

[(영수증 버려 드릴까요?) 네.]

[버려주세요.]

손님 열명 가운데 7명은 영수증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최찬/경기 성남시 수내동 : 자동으로 휴대전화로 문자 오니까 굳이 번거롭게 종이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윤형일/경기 성남시 정자동 : 모아둔 다음에 나중에 뭐 썼는지 보려고 모아둡니다.]

카드영수증 단말기 대부분은 시스템상 영수증 출력 여부를 선택할 수 없어 손님이 원치 않아도 영수증이 나옵니다.

이렇게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영수증은 얼마나 될까.

카페 세 곳에 손님들이 버리고 간 영수증을 모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촬영이 끝나면 이 영수증은 문서 파쇄기를 이용해 버릴 겁니다. 점심시간에만 버려진 영수증이 이렇게 한 뭉치인데요. 이어붙이면 길이가 얼마나 될까요?

한 시간 동안 카페 세 곳에서 버려진 영수증은 모두 108장이었습니다.

영수증을 이어붙여봤더니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깁니다. 이렇게 붙이는 데만 10여 분이 걸렸습니다. 길이를 재봤더니 18.5미터였습니다.

건물 5층 높이입니다.

지난해 발급한 영수증을 한데 이으면 385만km로 지구를 아흔 여섯 바퀴 도는 길이와 같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영수증 종이 비용만 한 해 86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카드 영수증 발급은 경제적인 손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영수증 용지에서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윤철 교수/서울대 예방의학과 : (비스페놀A는) 에스트로겐이라고 하는 호르몬과 비슷하게 생겨서 호르몬에 대한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환경부는 4년 전 불필요한 영수증은 발급하지 않기로 한 카드사와 협약을 맺었지만 참여하는 업체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 모두 4곳에 불과합니다.

자원 낭비에 인체 유해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지만 업계와 당국은 소극적입니다.

[서아론 부장/녹색소비자연맹 : 온라인 영수증 관리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많은 종이 자원을 절약할 수 있어 보입니다.]

작은 카드영수증 한 장 버리는 게 대수냐 하는 분들 계시겠지만 매해 수백억 원이 쓰이고 있습니다.

자원 낭비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 모두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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