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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강요 자체가 어쩌면…'이상한 투표'

입력 2016-04-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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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그 투표는 아무리 봐도… 좀 요상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 종로구 한 아파트에서 있었던 투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비실 인원감축 찬반 동의서"

그러니까 경비원 스물 네 명 중 여섯을 감원하는 찬반투표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찬성은 동그라미. 반대할 경우엔 반드시 납득할만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엔 '찬성'으로 간주한다.

주민 의사를 묻긴 묻되, 결국은 마음대로 하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투표에 응한 주민들의 마음은 과연 편했을까….

4.13 총선을 딱 한주 앞둔 오늘. 유권자들의 마음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입니다.

대체 누가 누군지, 어느 당인지조차 헷갈리는 깜깜이 선거. 신설을 약속한 서울 전철역은 모두 합쳐서 60여개.

일자리 공약은 여야가 합치면 5년간 1,100만개. 이러다간 선거 몇 차례 치르면 일자리가 인구보다 많아지겠습니다.

해저터널을 뚫고… 신공항을 세우고….

그 헛웃음 나오는 휘발성 공약들, 그리고 여전히 횡행하는 지역감정 조장하기와 호언장담과 읍소하기의 교차.

이쯤 되면 '투표'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또 다른 폭력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앞서 소개해드린 서울 한 아파트의 그 이상한 투표.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뻔한 결과가 나올 것임에도 불구하고 꼭꼭 눌러써가며 반대의사를 표시한 사람은 228가구나 됐습니다.

주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재투표까지 하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 기가 막혔던 투표에도 주어진 권리를 포기하지 않은 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던 겁니다.

이쯤에서 다시 꺼내듭니다. 저희 JTBC의 선거 캠페인….

'보이는 게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 하자'

방송사의 선거캠페인이 뭐 그러냐하는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정치인들은 투표하는 유권자만 무서워하기에….

종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났던 놀라운 일이 그 아파트에만 일어나란 법도 없기에….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이 선거가 조금은 요상하고 비뚤어졌을 지라도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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