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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진도 포샵?'…전문 사진작가가 밝힌 촬영 비화

입력 2013-03-28 18:22 수정 2013-03-28 18:27

"박 대통령 따뜻한 분위기 연출 위해 꽃 준비…소녀처럼 좋아하셔"
"노 전 대통령 주름 그대로 찍어 친밀함 강조…MB 찍을 땐 당선될 것이라는 에너지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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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따뜻한 분위기 연출 위해 꽃 준비…소녀처럼 좋아하셔"
"노 전 대통령 주름 그대로 찍어 친밀함 강조…MB 찍을 땐 당선될 것이라는 에너지 느껴져"

[앵커]

오늘(28일) 초대석에는 대통령 전문 사진작가로 유명한 박상훈님, 모셨습니다.

이 사진이 바로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사진입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올라와 있죠. 앞으로는 전국 관공서 등에도 걸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Q. 박근혜 대통령 사진 찍게 된 계기는?
- 대통령에 취임하면 공식 사진이 필요하다. 근데 박 대통령이 처음에는 사진을 찍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많은 과거 사진이 있으니 거기서 고르시려고 했는데, 막상 고를 사진이 없으셨다. 그래서 취임 일주일 전에 연락이 와서 찍게 되었다.

Q. 촬영 중 특별한 에피소드 없었나?
- 첫 여성 대통령이라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메이컵 실에 꽃도 준비해서 분위기를 따뜻하게 연출했다. 꽃을 좋아하셔서 관심이 많으셨다. 그래서 가실 때 꽃을 드리겠다고 하니 소녀처럼 좋아하셨다.

Q.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 한시간 반 정도 였다. 워낙 바쁘셔서 더 시간을 낼 수도 없었고, 그정도면 나도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Q.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고른 사진인가?
- 여러 사진을 드리고 내가 그중에서 한 가지를 추천 드렸다. 웃는 사진은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로서의 공식사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Q. 대통령들이 사진 촬영 맡기는 이유는?
- 제가 사람을 보고 해석하는게 남다르다고 생각하신거 같다.

Q. 청와대 전속 사진사가 찍은 사진과 차이점은?
- 그분들은 행사위주로 기록 사진 개념으로 찍고 나는 대통령께 꼭 필요한 사진을 단 둘이 찍는 것이다. 내가 의도한 대로 찍고, 그것을 보시고 대통령께서 일정한 목적에 쓰기 위해 찍는 것이다.

Q.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 찍게 된 계기는?
- 이 사진은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센테에 영구보존되어 있다. 원래 그 당시 이회장 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셨는데 그게 불편하게 끝났다. 그래서 심기가 불편하셨다. 이후 내가 1월 4일에 촬영했는데 표정이 굳어있으셨다. 그리고 촬영시간 30분도 길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이 사진은 온 인류가 보는 사진이다, 그래서 30분은 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떡이셨다. 내 제수씨가 일하는 얘기를 해드렸는데 재미있으셨는지 표정이 많이 풀리셨다. 그때 빨리 찍었다.

Q. 노무현 전 대통령 포스터 사진, 어떻게 찍었나?
- 노무현 통령의 이미지는 서민적이고 소탈하다. 흰머리, 깊은 주름을 그대로 보여주는게 훨씬 더 친밀감을 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는 나이가 더 많으신데 더욱 젊게 찍으셨다.

Q. 배경으로 태극기를 활용한 이유는?
- 태국기가 2002 월드컵에 쓰이면서 친밀감이 많이 높아졌다. 그래서 배경으로 썼다.

Q. 당시 노무현 후보 만나고 당선 느낌 받았나?
- 방송에서 처음 이야기하는데, 제 스튜디오에 노무현 대토령이 들어오실 때 정말 환한 후광을 느꼈다. 그때 지지율이 굉장히 낮으셨을 때였다. 그럼에도 촬영할 때 대통령이 된 기분으로 찍으시라고 말씀드렸다.

Q. 이명박 전 대통령 포스터 찍게 된 계기는?
-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대선 후보들이 징크스에 예민하시다. 이 대통령 측에서 의뢰가 왔을때 그분이 포토제닉한 분이 아니라고 좀 고려됐었다. 상대 후보는 방송사 앵커 출신인 정동영 후보였다. 그런데 사진 찍고 보니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에너지가 느꼈다. 정말 내가 대통령을 찍었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Q.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음에 들어했나?
- 거의 다른 후보들도 태극기를 배경에 많이 쓰셨다. 그런데 왠지 짝퉁같은 느낌을 받았다. 태극기가 대통령의 상징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심어주고 싶었다.

Q. 대통령 사진 컨셉은 누가 정하나?
- 컨셉은 전부 나한테 일임하신다. 그래야 제가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다.

Q. 박근혜 대통령만 미소, 특별한 이유 있나?

Q. 대통령 사진은 어디서 촬영하나?
- 청와대에 간 적도 있고 직접 스튜디오에 오시기도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는 내가 청와대로 갔다.

Q. 현직 대통령과의 작업, 힘든 점 없나?
- 청와대가 아무래도 엄숙하고 긴장된 분위기다. 그런데 사진가가 그런 분위기에 위축되면 실수하기 쉽다. 스튜디오는 촬영 분위기까지 만들어줄 수 있다. 그래도 대통령을 찍을 때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위축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래서 유머도 해서 분위기를 좋게 한다.

[앵커]

이쯤에서 릴레이 토크 진행해보겠습니다. 어제 출연하셨던 탈북 여성, 이현서씨와 이애란 박사님께 박 작가님께 질문을 남기셨는데요. 영상 보시죠.

Q.대통령도 사진이 마음에 안 들면 포토샵을 맡기나?
- 원래 내 사진은 포토샵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얼굴에 빛이 반사되서 자연스럽지 않으면 빛을 좀 죽이거나 머리카락이 삐져나올때 수정한다. 그러나 피부보정과 윤곽교정은 하지 않는다. 그런 요구를 하시지도 않고 제가 찍은 사진을 드리면 만족하신다.

+++

Q. '새벽의 사진가'로 유명, 새벽 사진 찍는 이유는?
- 우리나라 풍경은 해외 풍경에 비해 멋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다. 실제 아침의 풍경을 찍다보면 우리정서에 알맞는 풍경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 나라 사진계에 새벽이라는 개념을 개척했다.

Q. 밀레의 '이삭줍기'와도 느낌이 비슷한데?
- 연출한건 아니다. 멀리서 농부들이 일한 모습을 찍어서 그 들은 내가 찍는 줄도 모르셨다. 계속 관찰하고 있다가 그 장면을 건지는 것이다.

Q. 스타 연예인 사진, 특히 마음에 드는 작품은?
- 조용필, 안성기, 김희애, 한석규, 채시라 등 많다. 2004년에 찍은 안성기씨 사진은 주름이 상당히 인상적인다. 국민배우의 이미지를 주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주름을 싫어한다. 그러나 나는 그 주름이 안성기의 인품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92년에 조용필 앨범(93년 발매) 사진을 찍었다. 조용필씨가 그 사진을 집에 크게 걸어놓고 거기서 인터뷰를 하신다고 들었다. 김희애씨는 완전한 사랑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을때 사진 찍으러 오셨다. 실제로 가족을 두고 죽게되면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질문을 드렸다. 작품에 푹 빠져있던 김희애씨가 눈물을 흘리셨는데 그것을 포착했다. 예쁘다기 보다 깊이가 있는 사진으로 평가 받았다.

Q. 인물 사진을 꼭 찍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 2005년에 이건희 회장측에서 연락이 왔었다. 그때 작품집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수십통이 와있었다. 당일에 연락이 와서 당일 꼭 필요한 급한 사진이었는데 못 찍어드렸다. 나중이라도 꼭 찍어드리고 싶었다.

Q. 인물 사진을 잘 찍는 비법이 있다면?
- 사람들이 말하는 얼짱 각도는 사실 난센스이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다. 똑같은 각도로 찍으면 안된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 사진, 가슴으로 웃는 표정은 정말 예쁜 사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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