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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고슴도치 멘탈리티' 속 피멍 든 학생 선수들

입력 2021-02-16 20:06

'알아서 길들이는' 학생들…사제 간 폭력보다 많아
입시 때문에…은폐되는 학폭 '모셔지는' 가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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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길들이는' 학생들…사제 간 폭력보다 많아
입시 때문에…은폐되는 학폭 '모셔지는' 가해자들

[앵커]

스포츠문화팀의 온누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엔 주로 감독이나 코치의 폭력이 알려졌는데, 이번엔 같은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이죠.

[기자]

■ '동급생 폭력'이 더 많다?

저도 취재를 하면서 좀 충격적이었던 것이 사실, 체육계에선 학교 스포츠에서 오히려 사제 간의 폭력보다 동급생끼리의 폭력이 훨씬 더 많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선후배 간에, 또 동급생끼리 알아서 길을 들인다는 거죠.

대부분의 체육팀들은 합숙을 하니까, 이런 폭력이 그 안에서 계속되고요.

이런 문제는 좀처럼 밖으로 불거지지 않는데, 이번에는 가해자들이 스타 선수들이라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 와서야 문제가 되는 건 다르게 말하면 학교에선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기자]

■ '에이스의 폭행' 

그 부분이 이해가 잘 안 갈 수 있는데, 가해 선수가 기세등등하고, 피해 선수가 오히려 침묵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성적입니다.

이 모든 게 어떻게 보면 입시와 관련이 되어 있다는 건데요.

지금의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는 대회 입상이 아주 중요하죠.

그런데 대부분의 가해 학생들은 팀의 에이스이기 때문에 이들이 대회에서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감독이나 코치, 또 주변에서도 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죠.

그러니까 사실 어린 학생들이 평생 기억에 남는 폭력에 노출되는 데는 어른들의 탓이 아주 크죠.

[앵커]

학창 시절의 폭력을 두고 구단이나 연맹이 징계를 하는 건 지체된 징계인데요. 오늘 나온 대책이 학교 폭력을 막는 데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 입시·합숙…다 바꿔야 

그런데 학폭 선수들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프로나 사회에 발붙일 수가 없다는 아주 강한 징계가 필요한데, 거기에는 못 미쳤던 것 같습니다.

돌아올 길을 열어놨죠.

또 문체부가 앞으로 선수의 학창 시절 징계도 이력에 포함할 수 있도록 검증 시스템을 만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사실 징계조차 받지 않는 숨은 폭력들입니다.

사실 전수조사를 하고, 신고 시스템을 만든다 해도 이런 입시제도가 계속되고, 1년 내내 합숙하는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 폭력은 암암리에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사회적 공감대 속에 피해자들 목소리가 이어질 때, 반발을 무릅쓰고 근본부터 바꿔야 하는 거죠.

앞으로도 피해를 당한 분들이 제보를 주시면 저희 역시, 끝까지 취재를 해보겠습니다.

[앵커]

이 문제는 계속 취재를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온누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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