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판사님 이 글씨가 보이십니까.' 2016년, 13개 소비자 단체가 법원에 보낸 항의서한 입니다. 경품 행사를 가장해서 고객들의 정보를 팔아넘긴 홈플러스에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항의를 한 것입니다. 다섯 차례 재판 끝에 결국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1mm 크기의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결론냈습니다.
채윤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책입니다.
10.7p, 글자 하나가 대략 4mm입니다.
글씨 크기가 읽을 수 있을 정도냐가 핵심쟁점이었던 재판 결과가 최근 확정됐습니다.
지난 2011에서 2014년 홈플러스는 경품행사를 한다며 고객의 집주소 등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모두 2400만 건.
보험사에 1건 당 약 2000원에 팔았습니다.
이 때문에 재판에 넘겨지자 홈플러스는 '보험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이미 적어뒀다고 주장합니다.
1mm 크기, 일반 책의 글자 크기 4분의1 수준입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홈플러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mm의 깨알 같은 고지라도 읽을 수 없는 크기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mm크기의 글씨를 소비자들이 읽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홈플러스가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4년간 모두 5차례의 재판 끝에 대법원은 홈플러스에 벌금 7500만원을 도성환 당시 대표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