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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반 토막…본격 저성장 들어가나

입력 2012-07-26 10:38 수정 2012-07-26 14:12

올해 성장률 3%도 달성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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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3%도 달성 어려울 듯

2분기 경제성장률이 반 토막이 나며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저(上低下低) 형태의 모습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13일 한국은행이 하향 조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0%)의 달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변에서는 정부와 한은이 지금까지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을 잘못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성장률 반 토막…한은 오판했나

한은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로 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대비 성장 폭은 0.4%로 전분기(0.9%)에 크게 못 미친다.

상반기 성장률은 2.6%로 한은의 예상치(2.7%)를 밑돌았다.

한은은 올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경제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은 1분기에 비해 반 토막이 나며 경기가 애초 전망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이다.

성장률 부진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모두 둔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1분기만 해도 작년 4분기보다 1.0% 증가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공포가 가시화된 2분기에 증가율이 0.5%에 그쳤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본격적으로 닫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분기 3.4%나 늘었던 정부소비는 0.2% 줄어 소비위축을 부채질했다.

투자도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1분기 10.3% 증가에서 2분기 -6.4%로 대폭 감소했다. 세계경기의 암울한 전망이 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작년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은 2분기에 0.6% 줄었다. 수입도 1.7% 감소해 부진한 내수 경기를 반영했다. 무역수지는 흑자지만 전체 규모가 줄어든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이같은 경기둔화는 연초부터 예고됐다. 그럼에도 한은과 정부는 하반기 전망을 밝게 봐 경기를 오판하고 있었다는 비난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상당수 금통위원이 "한은이 유럽 재정위기ㆍ미국 경기ㆍ국내 물가지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과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이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당 부분 개선됐고 리먼사태와 비교하면 가계부채가 심화한 것 외에 실물부분에서는 큰 변동이 없다"며 긍정론을 고수했다.

그러나 한 달 뒤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더는 경기 악화를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고 없는 깜짝 인하에 코스피 지수가 41포인트나 빠지는 등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3.0% 전망치 달성 가능할까…하반기가 관건

한은은 이달 13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3.7%로 예상했던 것을 4월 3.5%로 내리고 또다시 하향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3.0% 성장전망마저 더 낮아져 우리 경제가 상저하저(上低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기 침체의 주원인인 유럽 재정위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올해 초 유럽연합의 각종 정책으로 다소 나아지는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두드러지면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경기 역시 회복이 더디고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8% 아래로 내려갔다.

이 때문에 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대외경기 악화 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운 한은 조사국장도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발표하며 "현재 상황은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말해 실제 성장률은 3.0%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원은 "한은이 6월에 2분기 성장률을 0.5%안팎으로 이야기했지만 결국 0.4%가 나왔다는 것은 4~5월보다 6월 경기가 더 좋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금리인하나 정부의 재정부양책이 있지만 가라앉는 큰 흐름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하반기 경기가 살아나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돌아서리라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골드만 삭스는 "한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수출 실적이 점차 나아지면서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3.0%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가장 큰 웅덩이에 빠졌다가 나왔다. 2분기엔 스페인 위기 등 때문에 웅덩이에 다시 빠졌지만 그 폭이 낮아서 하반기는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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