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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내년 3% 성장?…'IMF 통계' 검증해보니

입력 2016-10-05 21:47 수정 2016-10-0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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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IMF라는 존재는 우리에게는 트라우마의 대상이죠. 그런데 경제성장률 전망에 관한한 우리는 IMF에 또 한 번 트라우마를 가져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5일) 팩트체크는 '성장률 전망치'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고 얘기하는 IMF 자료가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해봤습니다. 이게 정부와 기업, 개인투자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판단의 근거가 되기 때문인데요, 결과가 좀 놀랍습니다. 하나씩 짚어 보죠.

오대영 기자! 우선 IMF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3%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죠?


[기자]

네. 맞습니다. 3% 얘기했고요. 그에 맞춰서 기획재정부가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이런 내용 담겨있습니다.

"기업 투자 및 민간소비 제약"
"은행권 불안"
"노동인구 감소"

그러니까 각국의 상황이 이렇다고 보여준건데요.

이런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 입장에서 보면 정책에, 기업에서는 경영에, 일반 투자자와 가정에서는 재테크의 근거로 일부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치 3%, 이게 맞느냐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그 3%가 얼마나 정확한 예측이 될 거냐, 이걸 지금부터 얘기할텐데 사실 우리 정부도 올해 3%를 자신했다가 지금은 2.8%로 낮춰잡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IMF가 어떤 방식으로 수치를 산출하느냐를 따져봐야 하는데요.

먼저, 각국에 파견한 인력을 통해 기초자료를 수집합니다. 소비와 투자, 수출입, 물가, 환율, 금리 등 광범위한 변수가 본부로 보내집니다.

본부에서는 이걸 기초로 세계경제 추이와 각국의 특성을 '예측모형'에 대입해 수치화합니다. 그래서 저런 전망치가 나오는건데요.

IMF는 소속된 경제학자만 1000명이 넘는 만큼 공신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공신력과 예측능력이 꼭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오늘 취재 결과입니다.

지금부터 통계로 설명드리겠습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장률 추이를 보시죠.

[앵커]

이게 실제 경제성장률 수치죠? 부침이 있긴 한데 2000년에는 무려 8.9%였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간중간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월드컵 특수, 글로벌 금융 위기도 있었는데요. 제가 그걸 다 빼고 수치만 말씀드리면 2000년대 중반까지는 4~5% 가량의 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는 0.7%까지 추락했고, 이후 반등했다가 현 정부 들어 2~3%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를 보여드리는 이유는 IMF 전망치가 그동안 맞았는지 비교해 보자는 거죠. 파란색 선(IMF 전망치) 한번 보시죠.

[앵커]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까 경제학자가 1000명 넘게 소속돼 있다고 했는데 전망한 것과 실제 성장률이 정반대인 게 많군요.

[기자]

네, 푸른 색(IMF 전망치)과 흰색(실제 성장률)이 일치하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인데 5.5%를 전망했을 때, 2000년입니다. 그 때 실제 경제성장률은 8.9%였습니다. 굉장한 차이죠. 이건 전망치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는데요.

IMF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내놓는 전망치는 어땠을까, 보겠습니다. 노란색 그래프 입니다.

노란색(정부 전망치)과 흰색(실제 성장률), 굉장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나 거의 틀렸습니다. 숫자가 일치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0.7%인데 5.0%를 예측한 적도 있습니다.

오히려 노란색(정부 전망률)과 푸른색(IMF 전망률), 기획재정부와 IMF 전망치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 이게 2000년대 중반부터는 거의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유사한 패턴이기도 하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면 우리 정부가 IMF 정보를 참고해서 그래도 발표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다고 볼수만은 없는데요. 일단 시기가 중요합니다. IMF는 9~10월에 전망치를 발표하고, 정부는 11~12월에 발표합니다. 2개월 정도 시차가 있습니다.

인과관계를 떠나서, 시기가 맞물리다보니 유사한 통계 지표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물론 이 이후에 IMF나 우리 정부는 주기적으로 성장치를 낮추는 수정작업을 하지만 저희가 최초 전망치를 말씀드린 거고요.

마지막으로 25년간의 경제성장률 보시죠. 2000년대 중반까지 선진국을 압도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중간에 IMF 위기때는 한 번 추락했죠.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한국이 붉은색이고, 나머지 선진국(파란색)과 세계평균(하얀색)인데 그만큼 침체되어 있다는 뜻이고, 선진국과 유사한 패턴이기 때문에 선진국화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성장 동력이 많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게 하는 그래프입니다.

성장률 전망치 몇%P 올랐다, 여기에 시야를 가두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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